[딜사이트경제TV 이형훈 기자] 전북특별자치도가 추진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시행 7개월 만에 지역 소비 확대와 인구 유입, 골목상권 활성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농촌 활성화 정책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장수군과 순창군, 진안군, 무주군 등 4개 군에서 추진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중간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지급된 기본소득은 총 391억원이며, 이 가운데 288억원이 실제 사용돼 지역화폐 사용률은 73%를 기록했다.
이번 사업은 4만3642명의 실거주 주민을 대상으로 월 15만원씩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급된 기본소득이 대부분 지역 내에서 소비되면서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줄이고 지역경제 선순환 효과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소비 늘고 사람 모였다…농촌 인구 유입 효과도 확인
사업 시행 이후 인구 유입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4개 시범지역의 전입자는 총 4202명으로 집계됐다. 순창군이 217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장수군 1399명, 진안군 398명, 무주군 230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안군과 무주군은 올해 6월부터 사업에 참여했음에도 단기간에 전입 효과가 확인됐다.
전북도는 기본소득 정책이 생활 여건 개선과 지역 정착 유인을 높이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골목상권 살아나고 창업도 증가
지역 상권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시범사업 시행 전 4097곳이던 지역화폐 가맹점은 현재 4566곳으로 469곳 증가했다. 이 가운데 67곳은 신규 창업 점포로 확인됐다.
특히 기존 상권이 부족했던 면 지역에도 음식점과 생활서비스업, 일반소매업 등 26곳이 새롭게 문을 열면서 지역 생활 인프라 확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 소비를 보면 음식점에서 69억원이 사용돼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마트·식료품 39억원, 주유소 2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주민들의 일상 소비가 지역 내에서 이뤄지면서 소상공인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읍보다 면이 더 살아났다"…생활권 소비 변화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면 지역 소비 증가다. 가맹점 전체 결제액 가운데 기본소득 결제 비중은 면 지역이 41%로 읍 지역(20%)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는 주민들이 생활 소비를 가까운 면 단위 상권에서 해결하는 비율이 크게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읍이나 도시 지역으로 빠져나가던 소비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정책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가맹점 설문조사에서도 61%가 "경영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으며, 60%는 신규 고객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 원자재를 지역에서 구매한다는 응답도 51%로 1분기보다 7%포인트 늘어 지역 소비가 지역 생산으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만족도 70%…"농촌 활력 회복 가능성 확인"
주민들의 체감 효과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민과 가맹점주 12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기본소득이 거주 만족도와 사회서비스 이용, 공동체 관계 형성 등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약 70%를 기록했다.
또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앞으로는 읍보다 면 지역에서 소비하겠다는 응답이 61%에 달해 지역 생활권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확인됐다.
전국 확산 가능성 주목…지방소멸 대응 정책 모델 될까
전문가들은 이번 시범사업이 단순한 현금성 지원을 넘어 지방소멸 대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노리는 새로운 정책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특히 지역화폐를 활용해 소비를 지역 안에 묶어두고, 이를 다시 자영업과 지역 생산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부의 농촌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하반기에도 가맹점 확대와 지역농산물 소비 인증제, 이동장터 운영, 생활서비스 연계 사업 등을 추진하며 정책 효과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민선식 전북특별자치도 농생명축산산업국장은 "농어촌 기본소득이 단순한 지원금을 넘어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시범사업 성과를 면밀히 분석해 농촌 활력 회복과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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