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8월 12일 17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조명기업 소룩스와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기업 아리바이오의 합병이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제출 요구가 7차례나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룩스는 증권신고서 정정과정에서 합병의 배경 항목을 여러 차례 수정하면서 합병 이유 설득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시장에선 아리바이오가 금융당국의 상장심사를 회피하기 위해 우회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이어진 기술특례 상장실패가 배경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소룩스는 아리바이오와의 합병 추진을 위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양사의 합병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번 요구만 벌써 7번째다. 금감원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이례적이진 않지만, 7번이나 정정을 요구한 것은 드문 사례다. 소룩스의 증권신고서는 지난해 최초 제출 시점 이후 자진 기재정정을 포함해 10번이나 수정됐다.
소룩스는 증권신고서에서 합병의 배경 항목을 여러 차례 수정했는데, 표기 색을 보면 모두 ‘금융감독원 정정요구사항 반영’이 이뤄진 회차에 수정됐다. 금감원은 정정요구에 따른 정정신고서 제출 시 회차별로 글자색에 차이를 두도록 하고 있다. 합병의 배경 항목은 기본색을 포함 총 7가지 색으로 기재돼 있다.
소룩스가 합병배경 소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선 소룩스와 아리바이오의 실제 합병목적이 상장 심사 회피에 있고, 당국 역시 이런 부분을 감안해 깐깐히 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양사는 주요 사업모델이 다르고 사업상 연관성도 낮다”며 “아리바이오의 특례상장이 막히니까 우회상장을 시도하는 걸로 본다”고 진단했다.
소룩스는 조명기구 제조기업, 아리바이오는 화장품 및 의료기기 제조·판매 기업으로 사업영역이 확연히 다르다. 특히 아리바이오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다. 높은 의료적 전문성을 요한다는 의미다.
소룩스는 증권신고서에서 특수조명을 활용한 광선치료 부문에서 아리바이오와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리바이오의 치매치료 역량에 특수조명의 기술력이 더해져 인지기능 개선, 치매예방과 관리를 돕는 주거문화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런 주장에 대해 합병을 위한 표면상 명분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소룩스가 우회상장 심사를 회피했기 때문이다.
우회상장은 비상장기업이 이미 상장된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상장하는 걸 의미한다. 정식 절차를 밟는 상장과 달리 기업계속성, 경영투명성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 상장하는 효과가 있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거래소는 비상장법인이 상장법인에 비해 자산총액, 자본금, 매출액 중 2가지 이상이 큰 경우 비상장법인이 상장요건을 갖췄는지를 심사하고 있다. 올해에는 당국이 일반주주의 이익 보호 차원에서 우회상장 심사 대상의 범위를 늘리기도 했다.
소룩스는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자산총계가 아리바이오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자본금도 8억원에 불과했다. 다만 합병 공식화 1년전인 지난 2023년부터 대규모 증자를 거쳐 자산총계는 2배로, 자본금은 146억원까지 키웠다. 덕분에 거래소의 심사기준도 회피할 수 있었다.
특히 아리바이오의 기술특례상장 실패 이력도 심사 회피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소룩스는 지난 2018년, 2022년, 2023년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기술평가를 3차례 진행했다. 다만 상장요건인 A등급을 받지 못했고 기업공개도 최종 무산됐다.
아리바이오는 상장에 실패하며 기한의 이익을 상실, 사채권자들에게 72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향후 기술특례상장을 추가적으로 추진해 기한 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추가적인 합의금 지급 의무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편 소룩스와 아리바이오 측은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우회상장 지적 등에 대해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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