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긴급진단] 반도체 2위도 위태로운 삼성전자…7만전자는 헛된 꿈?
◦진행: 돈쌤(정현두)
◦출연: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제작: 박수혁 PD
◦날짜: 2025년 6월 12일(목)
◇돈쌤= 최근에 좀 낯설다고 해야 될까요? 이렇게 코스피가 강한데도 삼성전자가 약한 것도 사실 뭐 흔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반도체 전체가 나쁘다고 보기에는 하이닉스가 24만원 고지를 점령했어요. 어떻게 보면 삼성전자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할 텐데, 센터장님 오랜만에 오셨으니까 어떻게 보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노근창= 반도체 쪽은 아직 풀어야 될 숙제들이 많고요. 특히 HBM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엔비디아의 퀄리피케이션을 받아야 하고요. HBM4의 경우에도 여전히 격차가 있다고 보셔야 되고요. 파운드리 같은 경우에는 적자가 1분기보다 크게 줄지는 않았습니다. 1분기에도 2조 중반 정도 적자였는데, 이번 분기도 여전히 2조 초중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딜사이트경제TV 안태현 인턴기자] 매출액도 중국 기업 SMIC와 갭이 많이 줄어들었거든요. 삼성은 한 28억달러 정도 추정되고, 지난 1분기 SMIC는 22억달러입니다. TSMC는 250억달러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여전히 반도체 쪽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돈쌤= 네. 일단 반도체 전반에서도 상황이 별로 개선되지 않은 것 같다는 건데요. 그러면 이사님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런 상황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봐야 되는 거겠죠?
◆염승환= 지금 반영이 되고 있죠. 사실 삼성전자도 저점이 한 5만3000원이니까 오르긴 올랐죠. 그렇지만 코스피가 오른 수준에 비하면 올랐다고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주주들 입장에서 불만이 클 수밖에 없고요. 센터장님 말씀대로 사실 제일 큰 문제는 반도체입니다. 반도체 업황 자체는 좀 돌아서는 모습도 좀 나오려고 하는 것 같은데 여러 지표들이 다 잘 나오는 건 반도체의 호재죠. 사실 삼성은 AI주로 보지 않잖아요. 게다가 PC랑 스마트폰도 아주 좋다는 소식은 없고요. 갤럭시도 만들고는 있지만 그것도 역시 스마트폰이라 관세 영향 안 받을 수 없는 사업이고요. 가전 같은 부분은 비중이 그렇게 또 높은 사업은 아니라 여기가 잘한다고 해서 주가가 올라갈 상황은 또 아닙니다.
그러니까 풀어야 할 숙제는 결국 그거거든요. 투자자분들 입장에서 굳이 하이닉스가 있는데 왜 삼성을 사느냐는 거죠. 외국인의 선택도 비슷한 것 같아요. 하이닉스가 지금 어쨌든 엔비디아의 수혜를 좀 명확하게 갖고 있고요. 중동 데이터 센터나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5만개 GPU 등 엔비디아는 계속 좋아질 전망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지금 삼성전자가 올라온 건 결국 수급의 힘이죠. 시장이 좋아지면서 이 정도라도 올라온 거지 삼성전자가 잘해서 올라온 건 아직은 없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돈쌤= 말씀 중에 저 뼈아픈 지적이 있네요. 삼성전자가 지금 AI주가 아니라는 건 어떻게 보면 AI가 주도하는 이 시장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그러면 소위 레거시로 분류됐던 삼성전자는 지금 이렇다 할 뭔가가 안 나오는 겁니까?
◆노근창= 그렇지는 않고요. 최근에 PC DDR4 같은 경우에는 저점 대비 81% 올랐고, 3분기에도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과 하이닉스에서 이제 DDR5를 만들어야 하다 보니 DDR4 수급에 공백이 생겨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요. 그래서 삼성전자도 반도체 실적은 지난 1분기 대비 개선되겠지만, 하이닉스의 증가 폭보다는 낮을 겁니다.
저희가 추정하기로는 삼성 같은 경우에는 지난 1분기 1조 초반 반도체 영업이익이 났습니다. 그중에서 파운드리 적자가 2조 초반으로 좀 줄었으나, 반도체 토탈은 2조6000 정도 예상되거든요. 이렇게 반도체 개선 폭이 생각보다 낮으니까 하이닉스와는 실적 차이가 많이 납니다. 또 6월에 애널리스트들이 2분기 실적 전망을 프리뷰를 하거든요. 그럴 때마다 삼성전자가 업황 평균 대비 좀 부진했다는 글이 나오면 선호도가 떨어지다 보니까 탄력이 하이닉스보다 적은 것 같습니다.
◇돈쌤= 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매력적인 이유는 아까 이사님 말씀대로 HBM에서 앞서나가기 때문인데요. 이제는 D램에서도 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더 앞서 나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사님이 보기에는 이런 상황이 일시적일 거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좀 장기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십니까?
◆염승환= 이게 삼성전자가 아예 못해서라기보다는 하이닉스가 앞서가는 그림들이 계속 나오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삼성이 기존에는 이 시장을 선도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쫓아가는 그런 모습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D램 시장의 판도가 바뀐 것도 그런 이유인 것 같아요. 삼성이 원래는 치킨 게임으로 경쟁자를 죽이면서 1등을 유지했잖아요. 그런데 이제 세계 메모리 회사가 딱 세 군데만 남게 되면서 이제 더 이상 그런 전략이 안 통하는 것 같아요. 이제 원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술력이 훨씬 중요한 것 같아요.
근데 그런 높은 성능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업체가 하이닉스고, 삼성전자는 그걸 충족하지 못하면서 양사의 갭이 너무 커진 것 같아요. 내년 초까지는 봐야 되겠지만 어쨌든 삼성전자가 양산 수요를 잘 잡아주고 간다면 반격의 기회가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재까지의 상황만 보면 쉽지 않네요.
◇돈쌤= 이제 그럼 원가 게임이 아니라 성능으로 승부를 봐야 된다면 D램조차도 삼성전자한테는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봐야 되는 거 아닙니까?
◆노근창= 염 이사님이 지적한 대로 HBM도 그렇고 다 맞춤 제품이기 때문에 최고성능의 제품으로 서비스를 해야 해서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다릅니다. 또 로직 칩 회사는 한 번 좋은 관계를 맺으면 어지간하면 잘 안 바꾸거든요. 그래서 더 잘한다고 과거 같은 파이를 가져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돈쌤= 그럼 HBM 말씀을 주셨는데 삼성의 HBM이 하이닉스에 늦어진다는 얘기는 뭐 1년 동안 했고요. HBM4에 대해서는 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마이크론한테도 좀 밀리는 감입니다.
마이크론이 지금 고객사들한테 샘플을 보내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삼성은 아직 아닌 거죠?
◆염승환= 아직은 좀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무조건 실망할 필요는 없고요. HBM4가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게 내년이니까 올해 3~4분기 정도에는 결과물이 나와야 되겠죠. 좀 반격을 한다면 삼성한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아까 센터장님 말씀대로 선점 효과도 되게 중요해서 삼성전자가 잘해나간다고 해도 물량을 많이 받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돈쌤= 연말쯤에는 구체적으로 우리가 기대해 볼 만한 게 있을까요?
◆노근창= 반도체 분들이랑 많이 소통을 하는데 요즘은 말을 많이 아낍니다. 다만 필드에서 들리는 얘기는 수율이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져서 연말 정도 되면 양산을 의미 있게 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올라올 거라고 합니다.
◇돈쌤= 그러면 이제 파운드리 얘기를 조금 해보겠습니다. 지금 삼성전자 파운드리 경쟁력이 냉정하게 어느 정도 됩니까?
◆노근창= 일단 시장 점유율은 15% 대에서 7% 대로 떨어졌지만 크게 중요한 건 아니고요. 삼성 파운드리 경쟁력보다 TSMC의 현재 경쟁력을 말씀드릴게요. 28나노 이상은 TSMC도 매출이 많이 줄고 있어요. 수요가 나쁜 것이 아니라 다른 회사의 점유율이 올라오는 거죠. 바로 중국 기업들입니다. 중국에 파운드리 회사가 12개가 있거든요. 그중 SMIC은 매출액으로 누르면서 점유율이 삼성의 뒤를 바짝 붙어 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일단은 TSMC도 성숙 공정에서는 매출이 줄고 있습니다. 그 말은 삼성이 성숙 공정에서 중국과 싸워야 되기 때문에 난관이 많을 겁니다. 파운드리는 D램하고는 좀 다르다고 보셔야 돼요. 샌드위치 상태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을 극복하려면 기술력을 어느 정도 쫓아가서 가격적인 부분에 대응하면 되는데 아직은 그런 실력이 완벽하진 않습니다.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아마 2조 대 적자를 1조 대 적자로 줄이는 것이 일단은 1차적인 목표일 겁니다.
◇돈쌤= 네. 파운드리는 설명을 들을 때마다 상황이 심각해보이기는 하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우리 입장에서는 TSMC와 삼성을 비교하지만 말씀을 들어보니 삼성과 중국 기업들을 비교하는 게 오히려 맞는 것 같은데요. 그럼 이사님께서는 지금 삼성의 어떤 파운드리 전략이 유효할 거라고 보십니까?
◆염승환= 그러니까 삼성은 격차가 너무 벌어졌고 사실 TSMC를 이길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결국 삼성전자가 어느 정도 수율이 올라가서 어느 정도 검증된 모습이 나온다면 아마 빅테크서도 일부는 삼성을 의도적으로 쓰려고 하겠죠. 그러면 이제 TSMC랑 협상에서 좀 유리해지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미국의 일부 빅테크가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도까지 가는 걸 목표로 일단은 해야 될 것 같아요.
TSMC를 이긴다는 건 지금 현재로서는 좀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니까요. 그러려면 고객사를 조금씩이라도 계속 확보를 해야 되는데 삼성전자에는 SMIC가 따라잡을 수 없는 기술력이 있잖아요. SMIC는 EUV 장비가 없기 때문에 5나노, 4나노, 3나노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좋은 전략은 고객사를 중국에서 확보하는 겁니다. 그런 쪽에서 시행착오 겪어 보면 수율은 계속 올라간다고 보거든요.
◇돈쌤= 네, 파운드리 관련해서 우리가 TSMC, 삼성전자 그리고 중국 업체를 얘기했는데 여기 또 빠뜨리기 아쉬운 게 인텔이 있지 않습니까? 인텔은 사실 그렇게 존재감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관세 전쟁의 시대에서 미국 기업이라는 장점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을 센터장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노근창= 인텔은 99%가 내부 매출이거든요. 인텔 파운드리 매출액이 분기에 40억불이에요.
삼성전자의 28억불보다 훨씬 많죠. 넘버 2입니다. 다만 자기한테 파는 거라서 이걸 파운드리라고 불러야 될지요. 그런데 인텔은 파운드리라고 부릅니다. IFS,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사실은 인텔이 3나노는 TSMC한테 외주를 주거든요. 핵심 미세 공정마저도 TSMC한테 외주를 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신뢰하는 고객사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돈쌤= 그렇다면 인텔 2나노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이사님께서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자로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염승환= 근데 사실 인텔이 옛날에 마이크로소프트하고 아마존하고 1.8나노 공정의 칩 생산 계약을 맺었다고 했는데 이제 중요한 건 그거예요. 계약을 맺은 것까지는 다 좋은데 제대로 만들어줘야죠. 옛날에 삼성도 발열 이슈로 TSMC에게 퀄컴을 넘겨준 적이 있는데, 인텔에게도 제대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인텔이 경쟁력이 있다고 말을 하기는 아직은 좀 우리가 판단하기는 좀 어렵다고 봅니다.
◇돈쌤= 갤럭시도 예전에 발열 이슈 때문에 퀄컴을 놓쳤고 인텔도 발열 때문에 AMD로 넘어간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발열 문제는 인텔과 삼성의 공통된 숙제인 것 같네요. 그래도 요즘 닌텐도 같은 주문형 칩 같은 것들은 시장이 좀 커져 가고 있다고 하는데 센터장님은 어떻게 보세요?
◆노근창= 닌텐도는 참고로 엔비디아 테그라칩을 쓰고 있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은 AMD 칩을 쓰고 있거든요. 이렇게 양대 게임 회사들이 양대 진영의 칩을 쓰는데요. 엔비디아의 8나노 게이밍 프로세스는 원래 삼성에서도 많이 했습니다. 이번에 닌텐도 스위치도 8나노 공정이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염승환= 근데 일단 삼성전자가 8나노가 핵심은 아니잖아요. 결국 중요한 건 이제 3나노, 2나노의 경쟁력 확보죠. 이게 어쨌든 투자 심리에는 긍정적이지만 회사의 근본적인 기업 가치를 올리진 않습니다. 핵심은 결국 3나노 파운드리하고 그리고 미국의 빅테크를 좀 수주할 수 있느냐하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보통 PER(주가수익비율) 곱하기 EPS(주당순이익)로 주가를 계산하잖아요. 지금 삼성전자 EPS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 문제는 PER이 안 올라가요.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이 회사 주식을 사려는 마음을 줘야합니다. 결국 그런 이벤트가 발생을 해야 될 겁니다.
◇돈쌤= 아까 센터장님 말씀대로 한 두어 달만 있으면 HBM을 통과하느냐 하는 논쟁이 벌써 만 2년이 됩니다. 작게라도 엔비디아에 진입하고 파운드리도 빅테크랑 의미 있는 계약이 나온다면 PER을 받아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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