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5년 6월 12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이진실 기자] 상상인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주요 건전성 지표가 전년 대비 일제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부동산 호황기에 공격적으로 늘렸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시장 침체 속에 연체로 전환되면서 자산 건전성이 급격히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거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27.00%로, 전년 동기(24.27%)보다 상승했다. 연체율 역시 21.29%로 전년 동기(19.05%) 대비 확대됐으며, 이는 저축은행 업계 평균(9.00%)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부실의 핵심은 부동산PF 대출에 집중돼 있다. 올해 1분기 상상인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 신용공여액은 1736억원이며, 이 중 연체율은 27.76%에 달한다. 건설업 대출 895억원은 연체율 28.60%, 부동산업 대출 3369억원은 47.67%에 이르는 등 부동산 업종별 연체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총여신 규모는 올해 1분기 1조791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084억원) 대비 18.8% 감소했다. 이에 따라 부실여신 규모도 1213억원에서 692억원으로 줄었다. 총자산 역시 2조6719억원에서 2조3165억원으로 감소한 가운데 단순 지표상 부실 규모가 축소됐더라도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건전성 지표 악화로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해 적기시정조치에 해당하는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는 부실 징후가 발견된 금융사에 자율적인 개선 노력을 요구하는 단계로, 향후 상황에 따라 ‘경영개선요구’나 ‘경영개선명령’ 등 강제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OK금융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구체적인 가격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 입장에선 당초 OK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을 합치면 자산 기준 업계 1위 도약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올 1분기 OK저축은행이 이미 자산 13조6612억원으로 SBI저축은행(13조4074억원)을 제치고 단독 1위에 올라선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수 추진을 지속하는 이유는 '영업권 확장' 전략에 있다는 분석이다.
현행 상호저축은행법은 저축은행의 영업권역을 제한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영업 중인데, 상상인저축은행은 인천·경기권을 영업구역으로 갖고 있어 인수 시 수도권 전역으로의 영업 확장이 가능해진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대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고객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OK금융의 대손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PF 대출 중심의 고위험 자산 구조는 경기 상황에 따라 부실이 더 커질 수 있고, 인수 이후 실적 악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OK금융이 실사를 진행한 지 시간이 상당히 흘렀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상상인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 등 주요 지표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건전성 악화로 대손비용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결국 인수가격 협상에서 이러한 리스크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저축은행 업계는 현재 대대적인 재편이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부터 구조조정 기준을 확대해 BIS 비율 11% 이하,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인 저축은행도 M&A(인수합병)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 저축은행 인수전이 활발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교보생명은 최근 SBI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일본 종합투자금융그룹 SBI홀딩스로부터 지분을 2026년 10월까지 순차적으로 매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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