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6월 1일 08시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정지은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주요 주주로 합류했다. 단순 제휴를 넘어선 대규모 지분 투자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블록체인 기반 외화송금, 디지털 자산 연계 자산관리(WM) 등 신사업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향후 가상자산 제도화 및 시장 재편 과정에서 은행권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하나은행은 두나무 지분 6.55%를 보유한 4대 주주에 오른다. 두나무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시장점유율 1위인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자체 블록체인인 '기와체인'도 보유하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번 지분투자에 대해 "디지털자산 기반 금융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두나무와 함께 K-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고,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투자는 기존 은행권의 가상자산 접근법과 결이 다르다. 그동안 은행과 가상자산거래소의 관계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제휴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거래소는 원화 입출금 통로를 확보하고, 은행은 제휴를 통해 수신 기반과 수수료 수익을 얻는 구조였다. 하나은행은 이번에 두나무 주요 주주로 들어가면서 단순 제휴를 넘어 지분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하나금융이 가장 먼저 내세운 분야는 블록체인 기반 외화송금망 고도화다. 하나금융과 두나무는 지난해 말부터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를 공동 개발해왔다. 지난 2월에는 기존 스위프트(SWIFT) 체계의 외화송금 서비스를 두나무 자체 블록체인인 기와체인으로 구현하는 기술검증(PoC)을 마쳤다. 이후 지난 4월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3자 파트너십을 체결해 서비스 실효성 검증 기반도 마련했다.
하나금융은 블록체인 기반 외화송금 서비스를 고도화해 실시간 거래와 정산이 가능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국내 외국환 시장 내 선도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이 외국환 업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을 은행 본업인 송금·결제 인프라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앞두고 '주도권' 확보 전략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핵심 사업 영역이다. 하나금융과 두나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유통, 사용, 환류로 이어지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안정적이고 확장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으로 편입될 경우 지급결제, 송금, 플랫폼 정산, 토큰증권(STO)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연결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이미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미래 성장 영역으로 보고 관련 협력을 넓혀왔다. 은행은 준비자산 관리와 고객확인, 자금세탁방지 등 규제 대응 역량을 갖고 있고, 두나무는 업비트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자산 유통망과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지분투자는 두 회사의 역할을 더 긴밀하게 연결하는 계기가 된다.
시장에서는 하나은행이 확보한 지분율 6.55%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소수 지분이지만, 디지털자산 제도화 과정에서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제한 논의가 구체화될 경우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현실화되면, 특정 사업자가 두나무를 완전히 지배하는 구조는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도 이 지점에서 거론된다. 하나은행은 이번 거래로 두나무 지분 6.55%를 확보하지만, 현행 은행법상 은행의 타회사 의결권 있는 지분 보유 한도는 원칙적으로 15%다. 단순 계산으로는 추가 매입 여지가 남아 있는 셈이다. 다만 실제 추가 투자는 가격, 금융당국의 규제 해석, 하나금융의 자본비율 부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결합 구조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하나금융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구성 역시 주요 변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및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규제안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은행 중심의 모델이 채택될 경우 하나금융은 기와체인 및 외화송금 협력 레버리지를 활용해 선도적인 위치에서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 반면, 비은행 및 빅테크의 참여가 전면 허용되더라도 두나무와의 파트너십은 인프라 경쟁에서 핵심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두 회사는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업비트와 그룹의 디지털 플랫폼을 연계해 디지털자산과 금융을 결합한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펀드, 연금, 신탁 등 기존 자산관리 역량에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연결해 새로운 자산관리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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