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2월 2일 1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김현진 기자] 샘표가 자사주 처리 방안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회사가 과거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30%에 달하는 자사주를 확보했지만, 정부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탓이다.
샘표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자기주식수는 86만332주로 전체 주식수 287만5800주 대비 29.92% 수준이다. 이는 최대주주인 박진선 샘표 대표의 지분율 34.05%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샘표가 많은 양의 자사주를 확보하게 된 배경에는 두 차례에 걸친 경영권 분쟁이 있다. 1997년과 2006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가운데 경영권을 방어 목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인 것이다.
그동안 샘표가 자사주를 보유하는 데 문제될 게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정부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어서다.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사주를 보유할 경우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제출해야만 한다. 보유가 허용되는 예외 사유는 ▲직원 보상 ▲우리사주 ▲복지기금 등으로 해당 용도가 아니라면 소각이 원칙이다.
정부의 자사주 정책 기조에 따라 샘표의 자사주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그동안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보유에 중점을 뒀다면 처분을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다. 우선 샘표가 자사주 소각에 따른 재무적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의 별도기준 이익잉여금은 2049억원이다. 샘표의 지난 1월 30일 종가 4만9000원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자사주의 가치는 418억원이다. 소각으로 잉여금을 차감하더라도 1500억원 이상의 현금이 남는 셈이다.
문제는 샘표의 승계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샘표는 박진선 대표의 장남인 박용학 전무 중심으로 승계가 진행되고 있다. 샘표가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유통주식수는 201만5468주로 감소하며 주당순이익(EPS)도 기존 4000원대에서 6000원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며 향후 증여세 부담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승계 셈법도 복잡해진다. 샘표는 현재 박진선 회장이 34.05%(97만9128주)의 지분을 보유 중이고, 그의 아들 박용학 전무가 6.58%(18만9312주)를 가지고 있다. 현재와 같이 30%에 육박하는 자사주가 유지되면 박 전무는 부친에게 14%의 지분만 증여 받아도 최대주주로 올라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자사주를 전량 소각 또는 매각할 경우 박 전무는 부친의 지분 대부분을 증여 받아야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자사주 전량 소각 시 박진선 회장의 지분율은 45.58%로 높아지고, 박용학 전무는 9.39%로 상승한다. 안정적인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과반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박 전무는 부친의 지분 가운데 41%에 해당하는 40만1442주를 증여받아야 한다.
이를 기준으로 지난달 30일 종가(4만9000원)를 대입해 계상하면 박 전무가 14%의 지분을 증여받을 경우에는 28억원의 세금만 내면 되지만 41%를 받게 되면 9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자사주 소각 여부에 따라 증여세가 3배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샘표는 과거 여러차례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며 경영권 방어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며 "자사주를 처분하면 승계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기는 만큼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회사도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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