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1월 28일 17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최자연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상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에서도 10%를 웃도는 자사주에 대한 향후 활용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자사주를 추가 소각해 주가 부양에 나설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지, 혹은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남겨둘지 판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1배를 밑도는 순자산주가비율(PBR)를 지적하며, 추가 소각을 촉구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비중은 총 발행주식 대비 13.4%다. 올해 3월 3년에 걸친 자사주 소각 계획이 마무리되더라도 자사주 비중은 10.4% 수준으로 여전히 높게 유지된다. 그러나 잔여 자사주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금호석유화학은 2024년부터 3년간 보유 자사주의 50%를 분할 소각하기로 결정하고, 2024년과 2025년 각각 87만5000주를 소각했다. 올해 3월에도 총 발행주식의 약 3%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추가 소각할 예정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금호석유화학은 석유화학 업황 둔화 속에서도 사실상 유일하게 안정적인 흑자를 유지하는 기업이지만, 주가는 만성적인 저평가 구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5년 PBR(주가순자산비율)은 ▲2020년 1.28배 ▲2021년 0.92배 ▲2022년 0.60배 ▲2023년 0.60배 ▲2024년 0.39배로 하락했다. 컨센서스 기준 4분기 PBR도 0.6배 수준에 그친다.
시장에서는 추가 소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투자자는 “PBR 0.6배는 비정상적 수준”이라며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친주주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사주를 대규모 소각할 경우 중장기 전략을 위한 재원 확보에는 부담이 따른다. 박찬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친환경·바이오·고부가 사업 확대와 미래 투자를 강조했다. 3분기 기준 순현금 구조에 진입한 만큼, 향후 M&A나 신사업 투자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경우 자사주는 자금 조달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자사주 활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변수는 지배구조다. 박철완 전 상무 측과 박찬구 회장 일가 간 경영권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박 전 상무 일가(11.63%)와 박 회장 일가(17.47%)의 지분 격차는 약 5.8%포인트다. 자사주 비중이 줄어들 경우 경영권 방어 수단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진 입장에서는 전략적 완충 장치로 자사주를 남겨둘 유인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박 전 상무는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EB) 발행에 반대하며 주주환원을 명분으로 의결권 행사 의지를 드러냈다. 이 여파로 금호석유화학은 EB를 추진하지 않았음에도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시장의 의심을 받기도 했다.
결국 금호석유화학은 세 갈림길에 서 있다. 자사주를 태우면 주가 부양 효과가 기대되지만, 미래 투자를 위한 탄약은 줄어든다.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면 성장 동력은 확보할 수 있지만, 저평가 해소 요구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따른다.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남기면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인식을 피하기 어렵다.
회사 측은 소각 계획이 마무리된 후 잔여 자사주 비중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10% 비중에 달하는 자사주 활용법에 대해 여러 논의를 하고 있다"며 "조만간 이와 관련된 계획 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사주 소각 혹은 자금조달 등 활용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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