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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인터내셔널 서서히 결별…계열분리 시나리오 부상
최자연 기자
2026.01.08 08:00:25
④오너 3세 각자 M&A 가속·경영 방식 차이 뚜렷…남은 동업 증표 지분 뿐
이 기사는 2026년 1월 7일 17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천리 본사 전경. (제공=삼천리)

[딜사이트경제TV 최자연 기자] 삼천리의 신사업 확장이 본격화되면서 계열분리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70년 가까이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유지해왔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미 독립 경영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삼천리그룹의 양대 축인 삼천리와 ST인터내셔널이 각자 인수합병(M&A)에 나서며 사업적 연결고리가 약해진 데다, 세대교체를 거치며 경영 방식까지 달라지면서 자연스러운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천리그룹 내 핵심 축인 이가(家)와 유가(家)는 여전히 상징적인 동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두 집안은 각각 삼천리 지분 19.5%, ST인터내셔널 지분 50%를 동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지분 구조만 놓고 보면 공동 창업 당시의 동업 정신이 유지되는 듯 보이지만, 경영 실태는 이미 상당 부분 분리돼 있다는 분석이다.


삼천리, 주요 계열사 및 지분 현황. (그래픽=김민영 기자)

실제 양사는 이미 독립 경영 체제를 굳힌 상태다.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과 유상덕 ST인터내셔널 회장은 과거 겸직을 통해 동업 구조를 상징적으로 이어왔지만, 현재는 모두 정리됐다. 이 명예회장이 2016년 삼천리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날 당시 유 회장도 비상근 이사직을 내려놓았고, 이후 2019년 이 명예회장은 ST인터내셔널 비상근 이사직에서도 완전히 손을 뗐다.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상호 출자 역시 2010년 정리되면서 법적·지배구조상 연결 고리는 이미 상당 부분 해소됐다.


업계에서는 사업적 연관성이 빠르게 희미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삼천리는 최근 성경식품 인수를 확정하며 비(非)에너지 사업 확장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자동차 딜러사, 해외 호텔 인수 등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모색해 왔지만, 이들 사업의 매출 비중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성경식품 역시 브랜드 인지도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갖췄지만, 삼천리 전체 실적을 좌우할 만한 규모는 아니라는 평가다. 전통적인 도시가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M&A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T인터내셔널의 행보도 결이 다르다. 유연탄 판매를 기반으로 성장한 ST인터내셔널은 신재생에너지, 해외 리조트·골프장 운영, 부동산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특히 2022년 블루코너, 지난해에는 웰컴금융그룹 계열사인 블루코너캐피탈을 인수하며 할부금융업과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연탄회사에서 출발한 삼천리와 탄광회사에서 출발한 ST인터내셔널이 세대를 거치며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게 된 셈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계열분리는 더 이상 낯선 선택지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가 각자 신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굳이 지분으로 묶여 있을 이유가 크지 않다”며 “구조적으로 봤을 때 분리를 막을 요인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ST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 주요 계열사 및 지분 현황. (그래픽=김민영 기자)

오너 3세로의 세대교체 역시 계열분리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소다. 삼천리에서는 이만득 명예회장의 조카인 이은백 사장과 셋째 딸 이은선 부사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반면 ST인터내셔널은 유상덕 회장의 차남인 유용욱 경영기획실장이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다. 2019년 이 명예회장이 ST인터내셔널 이사회에서 물러난 이듬해 아들이 이사회에 진입했고, 유 회장이 40%를 넘는 지분을 보유한 만큼 독자 경영을 전제로 한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천리 측은 추가적인 M&A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인수한 성경식품을 중심으로 해외 갈비 사업 등과의 시너지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며 “당분간 추가적인 인수합병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삼천리와 ST인터내셔널이 각자 다른 성장 경로를 선택한 만큼,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신사업 확대와 세대교체가 맞물리면서, 삼천리그룹의 계열분리는 점점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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