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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조 육박 설비투자, 해외 현금고가 '버팀목'
이태웅 기자
2025.09.10 07:00:20
전체 매출액 대비 30% 중반 투자 원칙 유지…해외 법인서 배당·대여금 회수
이 기사는 2025년 9월 9일 14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이태웅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연간 설비투자(CAPEX)로 30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투입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와 해외법인 등에서 실탄을 끌어오고 있다. 매출 가시성이 확보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데에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현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CAPEX 규모를 29조원 수준으로 상향조정 했다. 연초 이 회사가 CAPEX에 22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던 것을 고려하면 7조원 이상 늘리는 셈이다. 아울러 29조원 수준의 CAPEX 투자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가 설비투자를 대폭 확대한 배경으로는 글로벌 테크기업들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선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인 블랙웰 시리즈의 독점적 지위에 맞서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자체 AI 가속기 개발에 나선 상태다. 엔비디아를 제외한 빅테크기업향 주문형반도체(ASIC)에 대해서도 SK하이닉스가 독점하다시피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며 글로벌 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1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함께 공개한 설비투자 원칙도 시장 추정과 부합한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시장의 예측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연간 투자 규모를 전체 매출액의 30% 중반 수준으로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내부 가이던스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올해 연결기준 86조8858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출 컨센서스에 투자 비율을 대입하면 올해 예상 CAPEX는 29조원에서 31조원 수준으로 계상된다.


SK하이닉스도 CAPEX 확대를 예고한 상태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수요 가시성이 높고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하며 투자효율성을 강화한다는 원칙에 따라 올해 투자는 기존 계획 대비 증가시킬 계획"이라며 "원활한 HBM 수요 대응을 위한 것으로 주요 고객과의 내년도 HBM 공급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공개하기 어렵지만 내년 공급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해 일부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SK하이닉스의 곳간 상태다.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5조2950억원이다. 겉으로 보기엔 남은 하반기 이뤄질 추가 투자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상태다. 다만 별도기준으로 보면 현금성자산이 8조211억원에 그친다. SK하이닉스가 본사에서 직접 HBM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중국, 미국 등 현지 판매법인을 통해 글로벌 테크기업과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이에 따라 현금성자산 대부분이 해외 법인에 축적돼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가 HBM 생산 확대하기 위해 M16(이천), M15X(청주), 반도체클러스터(용인) 등 국내 생산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중점적으로 집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여력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FCF(잉여현금흐름)는 7조1910억원에 달하지만 별도기준으로는 5조4358억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인지 SK하이닉스는 최근 해외법인 등으로부터 투자 실탄을 끌어모으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올해 2분기까지 3720억원의 배당금 수익을 인식했는데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1186.7% 급증한 금액이다. 아울러 해외제조법인으로부터 회수한 대여금 역시 1조2153억원으로 66.5%나 늘었다. SK하이닉스의 주요 해외제조법인이 외환 통제 수위가 높은 중국에 위치한 점을 고려하면 규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수익성이 확보된 HBM 분야에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레거시 메모리 등 양산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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