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5년 6월 18일 13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이진실 기자] 미래에셋생명이 상장 보험사 중 가장 많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조치는 외면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순익 감소와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하락 등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가운데 PBR(주가순자산비율) 역시 1배를 한참 밑도는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의 자사주 보유 비율은 26.29%로 생명보험사뿐 아니라 손해보험사를 포함한 전체 상장 보험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사주 비중이 10%를 초과한 보험사는 미래에셋생명 외에도 삼성화재(16.4%), DB손해보험(15.2%), 한화생명(13.5%), 현대해상(12.3%), 삼성생명(10.2%) 등이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자사주 비율은 이들과도 큰 격차를 보인다.
미래에셋생명의 최대주주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15.6%), 미래에셋자산운용(15.81%), 미래에셋캐피탈(15.59%) 순으로 지분 비율이 높았다. 계열사 및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하면 미래에셋 일가의 지분율은 약 84.36%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개인주주의 비중이 낮다는 점을 미래에셋생명이 주주환원 정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배경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산배당 안건을 상정하지 않않고 3년 연속 무배당 기조를 이어갔다.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일각에선 "의도적으로 저평가를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근 미래에셋생명의 주가는 단기간 급등했지만 여전히 PBR은 0.33배로 1배에 한참 못 미친다. 최근 1년간 PBR은 0.23~0.33배 사이를 오르내리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PBR이 1배 미만일 경우 회사가 청산하더라도 자산가치보다 주가가 낮게 평가된다는 의미다. 그만큼 시장은 미래에셋생명의 기업가치에 의문을 품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래에셋생명의 주가는 지난 2월 14일 4250원으로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 5일에는 7140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불과 4개월여 만에 68% 넘게 급등한 셈이다. 상승 요인은 펀더멘털 개선보다는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에 대한 투자자 수요, 가치주 선호심리 증가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은 여전히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종목 토론실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가는 올랐지만 회사는 여전히 주주에게 무관심하다",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 환원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 이후 정부 차원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저PBR 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실제로 대통령 취임 이후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은 기업, 특히 지주사·보험사·금융사 등 이른바 '가치주'에 대한 정책적 감시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관련 상법 개정안이 발표되면 정부 정책 및 규정 이행을 위해 구체적 소각 계획을 수립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새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필두로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규제 개선에 대해 거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무 지표도 주주환원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미래에셋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43억원으로 전년 동기(323억원) 대비 80억원 감소했다. 킥스비율 역시 경과조치 적용 후 183.3%로, 전년 동기(207.2%) 대비 23.9%p(포인트) 하락했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당국의 권고기준은 150% 이상이다. 하락세가 지속되면 추가적인 자본 확충 압박이 불가피하다. 보험사들은 시장금리 하락 및 제도 강화에 따라 당분간 수익성과 건전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자본건전성을 업계 상위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산정시에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차감해 산출하도록 하고 있어 업계 전반적으로 배당가능이익의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무변동성의 안정화 및 배당관련 제도 변경 이후 배당주로서 투자자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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