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5년 4월 14일 16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이진실 기자] 국내 1호 디지털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12년 연속 적자를 지속하며,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를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다. 비대면 중심의 저비용 구조에도 불구하고 장기 보장성 상품의 대면 영업 의존성과 회계기준 변경 등으로 수익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회사 교보생명의 전폭적인 지원과 '오너3세'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의 역할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한다.
14일 교보라이프플래닛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56억원으로 전년(-240억원)보다 16억원 증가했을 뿐 아니라 2013년 창립 이후 최대 규모 손실이다. 반면, 모회사인 교보생명은 같은 해 69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65억원 증가한 실적을 냈다. 양사 간 실적 격차가 더욱 벌어진 셈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9월 27일 설립된 국내 1호 디지털 생명보험사로, 교보생명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대면 중심의 온라인 보험 서비스를 통해 '설계사 수수료 없이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우며 혁신적 시도로 주목받았지만 구조적인 수익성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출범 첫 해 50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4년 167억원, 2015년 200억원대의 손실을 이어오며 지금까지 단 한 해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250억원 유상증자를 포함 총 7차례에 걸쳐 36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사업보고서에서 적자 확대 배경으로 금융당국의 회계기준 변경을 꼽았다. 교보라이프 측은 "금융감독원 지침에 따른 해지율 가정과 재보험예실차 및 공시이율 예실차 관련 가정이 변경하며 당기순손실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보험 해지율 가정이 낮아지면 고객이 보험을 더 오래 유지할 것으로 보고, 향후 지급해야 할 보험금 규모가 커지면서 책임준비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보험사들이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했다는 판단 하에 '로그-선형' 모형의 보수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영향은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에도 반영됐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2024년 영업이익률은 -54.04%로 전년(-106.94%) 대비 절반 이상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개선됐다. 경과조치 전 킥스 비율은 152.27%로 전년(121.55%) 대비 상승했고,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는 192.28%로 전년(185.83%)보다 6.45%p(포인트) 올랐다. 모회사 지원에 힘입은 자본 안정화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계약률도 개선됐다. 2024년 신계약률은 26.1%로, 전년(15.7%)보다 10.4%p 상승했지만, 여전히 수익성과는 간극이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전체 계약에서 개인보험은 94.32%를 차지했으며, 이 중 보장성보험이 6조1984억원으로 89.05%에 달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 '내게맞춘건강보험' 갱신형과 비갱신형 2종을 개정 출시하는 등 건강보험 위주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저축성보험은 3668억원으로 5.27%의 비율을 차지했다.
다만, 디지털보험 특성상 비대면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장기 보장성 보험의 경우 약관이 어렵고 보장 내용이 복잡하기 때문에 대면 영업에서 설계사 의존도가 높다는 게 특징이다.
김삼원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일반 재화 구매과정에서는 소비자가 욕구 또는 필요에 의한 문제인식에서 구매의사결정과정이 시작되지만, 보험상품은 필요나 욕구가 설계사에게 자문을 얻거나 권유를 받는 과정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행 보험업법상 전체 계약 건수나 수입보험료에서 90% 이상을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에서 영업해야 하는 디지털 보험사의 한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보라이프의 미래 전략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차남 신중현 실장이다. 그는 2020년 입사 이후 디지털 전략을 주도해 왔으며, 지난해 4월 디지털전략실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홍콩에서 열린 ‘디지털 인슈어런스(Digital Insurance) APAC 2024’ 이후 홍콩계 생명보험사 FWD와 생성형 AI솔루션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미국의 국제 콘퍼런스 ‘AWS 리인벤트(re:Invent) 2024’에 참석해 고객참여형 헬스케어 서비스 ‘365 플래닛’에 대해 발표하는 등 글로벌 디지털 보험사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모회사로서 지속적으로 자금 수혈을 해주는 점에서 존속에는 문제가 없을 수 있겠지만, 디지털 보험사로서 교보라이프플래닛만의 차별화된 수익 모델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교보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수익성 지표인 CSM(보험계약마진) 관리를 위해 보장성 상품 라인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반의 상담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이 혼자서도 보장성 보험을 부담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나 상품 측면에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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