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이진실 기자] DB손해보험이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며 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동참했으나,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자동차보험 부문의 수익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보험 외에 해외 변수, 독감 유행 등이 실적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오는 4월 초 책임개시 계약부터 자동차보험료를 0.8% 인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가입자 1인당 평균 보험료는 약 7000원 낮아진다. 이는 지난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5% 인하한 데 이은 조치로, DB손보는 2022년 이후 4년 연속 보험료 인하를 단행했다.
DB손보 관계자는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속적인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함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지고 있어 해당 부문의 수익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겨울 폭설과 한파로 인해 사고율이 높아지면서 자동차보험손익 감소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DB손보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자동차보험손익은 1800억원으로 전년 동기(2700억원) 대비 33.9% 줄었다. 지난해 1~12월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7%를 기록해 전년(78.3%) 대비 3%p(포인트) 상승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손해율 80~82%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대형사들의 경우 손해율 82% 수준에서 손익이 균형을 이루는데, DB손보는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는 손보사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중 유일하게 이 기준을 초과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삼성화재 83.2% △현대해상 84.7% △DB손해보험 81.7% △KB손해보험 83.7%를 기록했다.
하지만 손해율 상승세가 지속되면 손익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12월 DB손보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87.8%로 전년 동월(74.7%) 대비 13.1%p 급등하며 1년 중 가장 큰 상슥폭을 보였다.
DB손보는 자동차보험 외에도 여러 악재가 산적해 있다. 연초 발생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대형 산불과 독감 확산이 DB손보의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업계에 따르면 LA산불이 발생한 미국 LA 7개 지역 중 DB손보가 갖고 있는 물건은 팰리세이드 지역 3건과 이튼 지역 34건으로 총 37건의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DB손보 측은 이번 산불로 인한 최대 예상 피해규모를 500억~6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화재로 인한 DB손보의 손실액을 1000억원대 초반으로 추정하며, 올해 2분기 손익에 반영될 경우 영업이익이 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지난해 말부터 유행한 독감은 손보업계 전반의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월 둘째 주 기준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86.1명으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손보업계 4개사(메리츠·현대해상·KB손보·DB손보)가 올해 1월 1일부터 15일까지 독감·감기로 인한 비급여 주사 치료에 지급한 실손보험금만 27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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