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동국생명과학이 IPO(기업공개)에 앞서 향후 사업계획을 공개했다. MRI(자기공명영상) 시장에서 성장기회를 엿보는 한편, 기존 강점인 수직계열화에 집중해 실적 증대를 이룬다는 구상이다. 다만 IPO 이후 매도 가능한 주식수가 많아 오버행 우려가 제기된다.
동국생명과학은 24일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사업현황 △공모자금 사용계획 △신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수직계열화 방점, “MRI 미래 성장동력”
박재원 동국생명과학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영상의학 시장은 지난해 55조원에서 32년 91조원까지 성장이 예상되는데 특히 국내에서는 MRI 시장에서 기회가 클 것”이라며 “당사는 MRI 조영제 개발을 주요 미래 성장동력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국생명과학은 조영제 생산과 MEMD(진단장비 및 의료기기) 유통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조영제는 영상진단 검사시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투여하는 의약품이다. 동국생명과학의 매출 중 대부분(70%)은 조영제에서 발생한다. 또 조영제 매출의 90%는 X선을 기반으로 한 CT(컴퓨터 단층)용 조영제에서 발생하고 있다. MRI 조영제는 10% 수준이다.
박 대표는 “기존 국내 시장은 CT 검사가 컸기 때문에 매출이 대부분 CT용 조영제에서 발생했지만 이제는 달라질 것”이라며 “고령화와 만성질환으로 인한 영상진단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그동안 작았던 MRI 시장이 성장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에 동국생명과학의 강점인 수직계열화 구조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동국생명과학은 조영제의 원료의약품(API) 생산부터 실제 제품까지 모두 자체 생산이 가능한 구조(내재화)를 지향하고 있다. 원가 비용 절감을 통한 영업이익 증대를 위해서다. 대표상품인 CT용 조영제 파미레이는 이미 수직계열화가 완료됐다. 다른 CT용 조영제 메디레이는 지난해말 자체 제조로 전환한 뒤 2026년까지 API 내재화를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딜사이트경제TV에 “메디레이는 지난해말 자사 제조로 전환하면서 기존 대비 75%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었다”며 “향후 MRI 제품군도 수직계열화로 영업익 증대를 이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모자금으로 조달되는 자금 249억원 중 32억원도 MRI 조영제 이오비전의 API 개발에 사용된다. API 명칭은 DKM-101다. 적용증은 간이다.
다만 대부분의 자금은 시설자금에 투입해 기존 상품들의 생산성을 올리는 데에 주력한다. 구체적으로는 파미레이와 메디레이를 생산하는 안성공장의 CAPA를 증설에 공모자금 절반인 123억원을 투입한다. 기존에 1개인 생산라인을 2개로 늘려 연간 219만Vial(바이알)에서 360만Vial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MEMD 부문에서도 MRI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엿보고 있다.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AI 의료기업 루닛 인사이트와 이미 업무협약을 맺었다.
박 대표는 “아직까지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존 조영제 사업과 기술적으로는 다른 분야”라면서도 “전담팀도 구성했고, 기존 고객층을 활용하면 확장과 수익성은 보장된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부채 상환했지만 늘어난 오버행 우려
동국생명과학의 부채비율은 지난 2023년도말 기준 160.72%로 업종 평균(40.27%) 대비 높다. 다만 지난 3분기 기준으로는 84.5%까지 하락했다. 부채로 계상됐던 RCPS(상환전환우선주)가 모두 보통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채무상환에 자금을 추가로 사용하겠다고 밝히며 부채 이슈는 일부 잠재우는 모양새다. 동국생명과학은 이번 조달 자금 중 20%인 50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한다.
문제는 RCPS 전환 과정에서 오버행 부담이 늘었다는 점이다. 라이프밸류업사모펀드는 지난 2020년 동국생명과학의 RCPS 285억원치를 매입했다. 이후 지난해 5월말 보유 지분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했다. 상장 이후 기준 지분율은 19.65%로 최대주주인 동국제약(39.5%) 다음으로 많다.

동국제약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해 해당 펀드에서 출자분(3.93%)을 6개월간 보호예수로 걸었다. 다만 여전히 유통 가능 물량이 15.72%로 적지 않다. 여기에 에이스디티알신기술투자조합1호(2.17%) 등을 합하면 보호예수가 걸리지 않은 기존 주주 지분율은 20.51%다. 공모주주(12.13%)까지 합하면 상장 후 기준 32.64%가 유통출회 가능 물량이다.
동국생명과학은 해당 물량이 통상적인 수준이고, 규정도 어기지 않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기철 동국생명과학 CFO(최고재무관리자)는 “유통가능 물량이 평균적인 수준이라고 판단된다”며 “최대주주 지분율도 50% 이상으로 확보돼 있어 장기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보호예수 등에 대해서도 거래소에서 문제를 제기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국생명과학은 이번 상장을 통해 200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1만2600~1만4300원으로 총 공모예정금액은 약 252억~286억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2015억~2287억원이다. 이날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내달 5~6일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상장 예정일은 같은달 17일이다. 상장 주관은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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