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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1위 수성, 수익률은 '주춤'
전지윤 기자
2026.08.15 07:00:22
① 적립금 52조 선두…로보어드바이저로 승부
이 기사는 2026년 8월 6일 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증권 본사. (제공=미래에셋증권)

[딜사이트경제TV 전지윤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증권업계 퇴직연금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개인형퇴직연금(IRP)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52조원을 넘어서며 증권업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단·중기 수익률 순위는 과거보다 하락한 상태다.


적립금 규모와 최근 수익률 순위가 상반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단순 포트폴리오 추천을 넘어 실제 운용까지 담당하는 관리체계를 구축한 만큼 향후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6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2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52조원을 넘어섰다. 증권업계 전체 적립금의 31.5%에 이르는 규모로, 업계 내 1위다.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 5조6304억원, 확정기여형(DC) 23조8488억원, IRP 22조5418억원이다. 가입자의 상품 선택이 성과에 직접 반영되는 DC와 IRP를 합치면 46조3906억원으로 전체 적립금의 89.2%를 차지했다.

원리금 비보장형 DC·IRP 적립금도 36조4811억원에 달했다. DC가 18조8088억원, IRP가 17조6723억원이다. 법인이 운용 책임을 지는 DB뿐 아니라 가입자의 투자 판단이 반영되는 시장에서도 증권업계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적립금 증가 속도도 가팔랐다.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분기 말 42조4411억원에서 한 분기 만에 9조5799억원 늘어 증가율은 22.6%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 증권업권 전체 적립금 증가액의 41.0%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래에셋증권은 장기 수익률 면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해 왔다. 지난 2023년 말 전 금융권 퇴직연금 적립금 상위 10개 사업자 중 원리금 비보장형 DC·IRP 중장기 연평균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2024년에도 같은 기준의 5·7·10년 공시수익률 모두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공시에서는 순위가 하락했다. 현재 상위 10개 사업자(은행 6곳, 증권사 3곳, 생명보험사 1곳)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의 원리금 비보장형 DC 수익률은 1년 50.41%, 3년 연평균 21.74%, 5년 연평균 11.20%로 8위에 머물렀다. 7년 수익률은 11.22%로 5위, 10년은 8.55%로 3위다.


IRP는 1년 수익률 46.18%로 8위, 3년 20.60%로 7위, 5년 10.44%로 6위였다. 7년은 10.64%로 4위, 10년은 8.17%로 3위였다. 절대수익률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최근 구간에서는 적립금 1위만큼 두드러진 상대적 우위를 나타내지 못했다.


최근 퇴직연금 시장은 DB 비중이 감소하고,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DC·IRP와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증권사로 자금이 몰리는 주요 원인은 ETF 거래의 편의성이지만, 특정 업종이나 투자 스타일에 집중된 ETF가 늘어나며 시장 상황에 따른 수익률 변동성도 함께 커졌다.


이런 가운데 퇴직연금사업자가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은 고객이 위험성향에 적합한 자산배분을 선택하고 이를 장기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과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그동안 추천 포트폴리오 구독, 로보어드바이저, 퇴직연금랩, 디폴트옵션 등을 운영해 왔다.


관리서비스 활용 여부에 따른 성과 차이도 확인됐다. 미래에셋증권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수익률 하위 40% 고객 중 로보어드바이저와 추천 포트폴리오 구독서비스에 새로 가입한 고객의 수익률이 미가입 고객보다 4.3%포인트 높았다.


기존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성향과 보유자산을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면 고객이 직접 승인해 주문하는 방식이었다. 시장 상황에 맞춰 새로운 포트폴리오가 제시되더라도 변경을 적용하려면 매번 고객의 추가 승인이 필요했다.


반면 지난달 27일 출시된 IRP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는 실행 단계까지 자동화했다. 투자일임계약을 체결하면 일임업자가 계약 범위 내에서 투자전략 수립, 자산배분, 상품 선정 및 변경, 리밸런싱까지 직접 운용 지시를 내린다.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은 시장 방향을 예측하기보다 고객의 투자 목적과 위험선호도, 투자 기간을 바탕으로 운용 유형을 정한 뒤 정해진 규칙에 따라 자산 비중과 리밸런싱 시점을 결정한다. 가입자는 자산 일부만 일임형에 맡기고 나머지는 직접 운용하며 성과를 비교할 수도 있다.


기본 일임 한도는 IRP 추가 납입 원금 기준 연간 900만원이다. 매년 일임 가능 원금이 900만원씩 늘어나며, 별도 동의 시 퇴직급여 이전금액도 포함할 수 있다.


이번 일임형 도입은 기존 자산운용 역량을 확장한 결과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금저축계좌에서 투자자산운용사가 고객별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개인연금랩을 운영해 왔다. 이 일임 구조를 IRP와 로보어드바이저 체계에 적용한 셈이다.


도입 준비는 2024년 말 금융위원회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본격화됐다. 미래에셋증권은 2025년 1월 전용 약관을 제정하고, 올해 4월 펀드형 서비스를 담당할 제휴 투자일임업자 선정 절차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일임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장기 운용 성과를 내려면 지속적인 리밸런싱이 필수적인데, 이를 개인이 직접 수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자산배분과 관련해 "확정기여형에서 근로자 개인이 직접 30년 이상의 장기에 걸쳐 이러한 작업을 성공적으로 지속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장기 운용성과에는 특정 상품의 선택뿐 아니라 자산별·지역별 배분과 지속적인 리밸런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해당 서비스가 고객 성향에 맞는 자산배분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는지, 고객 간 수익률 편차와 변동성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지 등이 핵심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기존에는 일임이 아닌 추천 서비스로, 리밸런싱될 때마다 고객이 스스로 해당 상품을 승인해야 했으나, 이젠 가입 이후에 자동으로 리밸런싱되는 선택도 가능해졌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는 계좌를 분리해서 자산의 일부는 일임으로 맡기고, 일부는 직접 운용하면서 성과를 비교하는 것도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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