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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넘었지만…'1.7조 유동부채' 부담은 현재진행형
장예슬 기자
2026.06.21 08:00:25
①그룹 지원으로 자본잠식 해소…신종자본증권 6000억 누적, 본업 회복이 최대 과제
이 기사는 2026년 6월 21일 08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 특수가스인 NF3(삼불화질소)를 생산하는 공장의 모습. (제공=효성화학)

[딜사이트경제TV 장예슬 기자] 효성화학이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 최근 주식 거래가 재개됐지만, 여전히 단기 유동성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차원의 지원과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잠식은 해소했지만, 1조6000억원이 넘는 유동부채와 지속되는 금융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재무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상장 유지가 결정으로 지난 15일부터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지난해 3월 자본잠식으로 매매거래가 정지된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효성화학은 2024년 사업연도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80억원을 기록하며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상 완전자본잠식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거래재개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재무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지주회사 효성은 효성화학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에 채무보증을 제공했고, 베트남 법인 지분 49%를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으로 유동화하는 과정에서도 약 3835억원 규모의 자금보충 약정을 체결했다.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의 특수가스사업부를 인수했고, 효성은 온산 탱크터미널을 매입하며 현금 유동성 확보를 지원했다.

그 결과 효성화학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5870억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원가 절감과 비용 효율화 효과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재무 체질 개선의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지표가 여전히 취약한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다.


실제 효성화학의 올해 1분기 유동비율은 40%대 초반 수준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의 안정권으로 평가되는 100%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단기적으로 갚아야 할 부채에 비해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수년간 막대한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했음에도 유동부채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효성화학의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차입금 상환액은 2023년 2조4084억원, 2024년 3조5941억원, 2025년 4조682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만 7446억원을 상환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동부채는 여전히 1조6735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차입금 상환 규모보다 유동부채 잔액이 크게 줄지 않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차환과 재조달이 반복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은 최근 수년간 차입금 상환 규모 자체는 상당했지만, 본업에서 창출하는 현금만으로 차입 구조를 개선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며 "유동성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서는 영업현금흐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효성화학 영구채 발행 내역. (그래픽=오현영 기자)

효성화학이 자본 확충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신종자본증권도 향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효성화학은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2024년에도 두 차례 발행을 통해 2000억원을 조달했으며, 지난해에는 영구 전환사채(CB) 1000억원을 발행했다. 지난달 추가 발행분까지 포함하면 신종자본성 자금 조달 규모는 누적 6000억원에 달한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돼 자본잠식 해소와 부채비율 개선 효과를 가져온다. 반면 투자자에게는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만큼 경제적 실질은 차입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 지난해까지 발행된 신종자본증권 5건의 이자비용만 연간 300억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신종자본증권이 재무제표상 수치를 개선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영업현금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향후 차환 부담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의 재무개선은 영업활동을 통한 체질 개선보다 자산 매각과 자본성 조달에 의존한 측면이 크다"며 "현재는 위기를 넘긴 단계이지 재무구조가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결국 시장의 시선은 본업인 폴리프로필렌(PP) 사업으로 향하고 있다. 자산 매각과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만큼, 근본적인 재무 정상화를 위해서는 PP 사업 수익성 회복과 베트남 법인의 안정적인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PP 부문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폴리케톤 등 스페셜티 제품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2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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