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김인규 기자] 6·3 경북 교육감 선거를 바라보는 도민들의 마음은 착잡함을 넘어 참담함에 가깝다. 선거라면 마땅히 공약이 오가야 하고, 비전이 경쟁해야 하며, 교육철학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선거판은 어떤가. 누가 경북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지역 간 교육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학생 안전과 교권 보호, AI 시대 교육 전환, 농산어촌 교육 회복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경쟁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대신 상대 후보를 향한 비난과 조롱, 감정적 공격과 자극적인 프레임만 난무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그 방식이 너무도 노골적이고 집요하다는 점이다. 한 후보와 그 주변 지지층의 선거 방식은 마치 이번 선거를 정책 경쟁이 아닌 상대 후보 흠집 내기 시합으로 오인하고 있는 듯하다.
후보 스스로 연일 자극적 언어를 동원해 상대를 몰아세우고, 지지자들은 SNS와 온라인 공간을 통해 사실관계가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사안을 확대·재생산하며 감정적 분노를 부추긴다.
교육감 선거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준의 언어가 버젓이 유통되고, 교육자 출신이라는 사람들의 입에서조차 품격을 찾아보기 힘든 말들이 쏟아진다. 유권자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거에서 비판은 필요하다. 견제도 당연하다. 하지만 비판과 비방은 다르고, 검증과 공격은 다르다.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상대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과장된 분노를 정치적 동력으로 삼으려는 태도는 결코 건강한 선거 전략이 아니다.
더구나 교육감 선거는 아이들과 학교, 교사와 학부모의 삶을 책임질 사람을 뽑는 과정이다. 그래서 더욱 절제와 균형, 책임 있는 언어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지금 일부 진영이 보여주는 모습은 “내가 교육을 바로 세우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조급함과 집착에 더 가까워 보인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행태가 단지 한 후보의 개인적 말버릇 수준을 넘어, 그를 둘러싼 강성 지지층의 행동과 맞물리며 하나의 선거문화처럼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성 표현,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사안의 일방적 해석, 이미 반론이 제기되거나 맥락이 달라진 사안까지 악의적으로 재가공해 유포하는 행위는 유권자의 판단을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흐리게 만든다. 선거는 설명의 장이어야 하는데, 지금 벌어지는 일은 선동의 장에 가깝다.
이쯤 되면 유권자들도 냉정하게 물어야 한다. 상대를 저렇게 몰아붙이는 사람이 과연 내 아이의 교육을 차분하고 균형 있게 책임질 수 있는가.
조금만 불리해도 언어의 수위를 높이고, 반대편을 악으로 규정하며, 자신을 지지하는 극성 지지층의 무책임한 행동에도 사실상 기대고 있는 사람에게 과연 교육 행정의 무게를 맡길 수 있는가.
교육은 분노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선악 구도만으로 아이들이 자라지 않는다. 더구나 학교는 정쟁의 현장이 아니라 배움의 현장이다.
이번 경북 교육감 선거가 유난히 볼썽사나워 보이는 이유는 단순히 공방이 거칠어서가 아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젊은 세대에게 품위와 책임을 말해 왔다는 사람들이 정작 자신들의 선거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품격을 허물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부끄러운 대목이다. 평생 교육자로 살았다는 경력을 내세우면서 정작 선거에서는 교육자답지 못한 언행을 되풀이한다면, 그것은 자랑이 아니라 자기부정이다. 학생들이 본다면 무엇을 배우겠는가. 학부모들이 본다면 누구를 신뢰하겠는가.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하지만 꽃도 흙이 좋아야 피고, 햇빛과 물이 고르게 닿아야 제대로 핀다. 지금처럼 비방과 선동, 증오와 과장이 선거판을 뒤덮으면 꽃은커녕 진흙탕만 남는다.
경북교육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거가 이 정도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정책을 말하지 못하는 후보, 비전 대신 공격만 앞세우는 후보, 자신의 지지층이 벌이는 과격한 언행을 사실상 방치하는 후보는 결코 '새로운 선택'이 될 수 없다.
유권자들은 이미 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선거는 결국 그 수준에 걸맞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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