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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S로 자사주 팔았지만 사실상 고비용 차입
최지웅 기자
2026.01.13 07:00:21
①주가 하락 시 손실은 100% 회사 몫…유동성 압박이 만든 선택
이 기사는 2026년 1월 6일 16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 보로노이가 지난해 말 주가수익스왑(PRS) 거래를 통해 455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형식상 자사주 매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연 6%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주식을 담보로 잡힌 고비용 차입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455억원을 빌리고 이자비용을 부담하는 담보대출과 다를 게 없어서다. 


보로노이는 지난해 12월 30일 유안타증권과 PRS 계약을 통해 자사주 20만3401주(1.11%)를 주당 22만3953원에 처분했다. 거래 규모는 약 455억원, 계약 만기는 1년이다. 스왑 수수료율은 연 6%로, 단순 계산하면 약 27억원의 수수료 비용이 발생한다. 연간 3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보로노이의 재무 상황을 감안하면 부담이 적지 않다.


손익 정산 비율만 보면 이번 PRS 거래는 보로노이에 유리해 보인다. 만기 시 주가 상승으로 발생한 수익을 보로노이와 유안타증권이 9대1 비율로 나누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위험 부담은 보로노이에 집중돼 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은 보로노이가 100% 책임진다. 회사가 주가 상승 가능성에 베팅한 반면, 증권사는 거래 가격인 22만3953원을 사실상 고점으로 설정하고 하방 리스크를 차단한 셈이다.


담보 조건 역시 유안타증권의 리스크 방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대주주인 김현태 대표가 보유 주식 40만6802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이는 처분 주식의 2배 규모로, 담보유지비율(LTV)이 200%에 달한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투자원금의 20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추가 담보 제공이나 현금 납입 의무가 발생한다. 보로노이의 재무 여건과 주가 변동성을 감안했을 때 증권사가 보다 강한 안전장치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보로노이가 불리한 조건을 수용한 배경으로 단기 유동성 압박을 꼽는다. 보로노이는 아직 본격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 이르지 않은 연구개발 중심의 바이오기업으로, 매년 수백억원의 현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57억원으로 전년 동기(-197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해당 기간 전환사채(CB) 발행으로 5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지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초(102억원) 대비 16.3% 줄어든 85억원에 그쳤다. 


결국 이번 PRS 거래는 급격히 소진되는 운영자금을 보충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낮은 신용도와 취약한 재무 구조를 고려하면 일반적인 은행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은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고, 유상증자나 추가 CB 발행도 주주가치 희석 우려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보로노이는 높은 수수료와 담보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신속한 자금 확보가 가능한 PRS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보로노이 관계자는 "PRS는 1년 뒤 주가를 기준으로 손익을 정산하는 파생상품으로, 회사에 불리한 조건이 아니다"며 "주가 상승 시 수익 배분이 통상 업계에서 6대4나 7대3 수준인데 9대1 배분은 상당히 우호적인 조건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PRS를 통해 확보한 455억원은 연구개발비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며 "현재 보유 현금이 부족한 건 아니지만, 향후 임상 단계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사전에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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