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7월 25일 09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안 발표 이후, 은행권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계대출 시계가 멈춘 상황에서 전반적인 수익원 재점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은행권에서는 기업 대출과 비이자이익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근본적 영업력 개선을 위한 조달 확보도 중장기적 관점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딜사이트경제TV가 이번 가계부채 대책에 대응하는 주요 시중은행의 수익 전략 현황을 점검해봤다.
[딜사이트경제TV 김병주 기자] 우리은행은 지난 2023년 조병규 전(前) 행장 체제 당시, ‘리딩뱅크 등극’을 목표로 내세웠다. 행장은 교체됐지만,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였다는 점에서 당시 구호는 여전히 유효한 목표일 것이다. 이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앞서가는 여타 시중은행을 따라잡기는 다소 역부족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흐름을 반전시킬 열쇠로 기업여신을 꼽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로 이자익 감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기업여신 제고는 우리은행의 성장 그 이상을 위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기업여신 명가 재건’ 천명...결과는
우리은행은 그동안 기업여신 명가 재건을 최우선 과제로 손꼽아왔다. 오는 2027년까지 기업여신 잔액을 7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발판 삼아 은행권 내 기업대출 점유율 1위에 오르겠다는 궁극적 목표도 천명했다.
이같은 목표를 밝힌 시점은 지난 2023년. 조 전 행장 재임 시절이다. 행장은 바뀌었지만,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해당 전략을 발표한 인물은 바로 당시 중소기업 그룹장을 맡고 있었던 정진완 부행장, 현(現) 우리은행장이다.
정 행장이 취임 당시 했던 발언도 이같은 맥락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취임 당시 “우리은행에서 기업금융은 내가 제일 잘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스스로 기업금융 전문가라 강조한 건, 그만큼 기업대출 부문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셈이다.
결과는 나쁘지 않다. 지난 1분기 기준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약 18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규모 측면에서는 188조원 가량을 기록한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치다.
다만 흐름은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191조원을 기록한 이후, 4분기에는 186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5조원 가량 감소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이전 대비 2조6000억원 수준 기업여신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다수 시중은행이 건전성 제고, 안정적 이자익 창출 등을 위해 기업여신 공략에 집중하면서 최근 몇 년간 기업대출 잔액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같은 주춤한 기업여신 흐름의 원인으로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를 꼽는다.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대출 공급 자체를 줄였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자산(RWA)을 줄여야 했다. RWA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가 건전성 리스크를 내재한 기업여신인 만큼, 의도적인 여신 축소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강화를 위한 RWA 감소 및 CET1 관리 차원의 여신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모든 지주사 계열 은행의 당면 과제”라며 “결국 은행으로서는 밸류업 기조에 발을 맞추면서도 실적 및 성과를 낼 수 있는 여신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량 기업 중심 대출, 선제적 리스크 대응 '집중'
우리은행도 하반기 기업금융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6월 말 발표된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당분간 가계대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상 이자익이라는 고유의 수익원을 대체할 몇 안되는 대안이 기업대출이라는 것이다 .
우리은행은 일단 중소기업 중심의 플랫폼 전략으로 기업여신 부문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중심에는 우리은행이 지난 2022년 9월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디지털 공급망 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가 있다.
원비즈플라자는 구매 요청부터 입찰, 단가계약, 발주 검수까지 표준 구매 프로세스 전체 기능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출시 3년만에 약 7만8000여개의 회원사를 플랫폼에 안착시켰다. 우리은행은 이를 올 연말까지 10만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한 플랫폼 전략은 포용금융을 먼저 수행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추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신용도가 높은 우량 기업 중심의 대출 영업, 그리고 선제적 건전성 리스크 대응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우리은행의 공격적인 여신 영업은 CET1의 안정화가 담보된 후에야 비로소 가능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최근 조직개편 과정에서 여신지원그룹에 ‘위기기업선제대응 ACT(애자일 코어 팀)’를 신설했다. 해당 조직에서는 미국 상호관세 부과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 고환율에 따른 부실징후기업을 선정해 선제적 금융지원과 경영개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선정 기업에 대한 여신 규모, 연체율 추이 등 부실징후 모니터링을 확대해 연체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기업구조조정 프로세스 고도화도 병행한다. 부실 리스크 사전 관리를 통한 여신 건전성 제고도 꾀한다. 이를 통해 부실채권(NPL) 규모 또한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과거 우리은행 내 ACT는 대부분 최고 경영진의 니즈가 반영된 미션을 빠르게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됐다. 특히 이번 ACT 수장에 송윤홍 여신지원그룹 부행장을 선임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대한 은행 나아가 지주사 차원의 확고한 의지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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