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7월 22일 17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성우창 기자] 제이스코홀딩스가 필리핀 현지법인을 통한 대규모 니켈 공급계약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과거 '보물선 사기' 사건에 얽혔던 부정적 이미지를 기억하는 투자자들은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현행 규정상 계약 체결 공시마저 불가능해 회사 측에서도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 마련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이스코홀딩스 주가는 이날 1840원으로 마감됐다. 이달 초 장중 2250원(52주 최고가)까지 올랐던 주가는 월간 기준 상승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가 급등락의 배경은 뚜렷했다. 제이스코홀딩스가 자사 필리핀 법인을 통해 중국 바오리에너지와 계약을 맺고, 필리핀산 니켈 800만톤을 2028년까지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계약을 통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체 매출은 약 7600억원이며, 이 가운데 5%가 제이스코홀딩스의 몫이다.
이같은 단일판매 및 공급계약 체결은 금융감독원 및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공시시스템에는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이라는 이름의 보고서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공시는 전년도 매출액 대비 계약금액의 규모에 따라 의무공시와 자율공시로 나뉜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계약금액이 전년도 매출액의 10% 이상일 때에만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며, 그보다 적을 경우 공시 의무는 없지만 자율적으로 공시할 수 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이번 공급계약을 통해 연간 약 2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제이스코홀딩스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84억원으로, 이번 계약금액은 그 10%를 크게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해당 계약은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에 따른 의무공시 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 소식을 알린 이후, 현재까지 니켈 공급과 관련한 어떠한 공시도 내지 않고 있다. 설령 의무공시 대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실적과 주가 부진에 지친 주주들을 고려해 자율공시를 택할 수 있었으나 그러지 않은 점은 의문을 낳는다.
이에 대해 제이스코홀딩스는 이번 계약이 자회사인 필리핀 법인 ‘JSCO PH’가 직접 체결한 것이기 때문에 공시 대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코스닥 시장의 현행 공시 규정상, 모회사인 제이스코홀딩스가 직접 체결한 단일판매·공급계약만이 공시 대상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제이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본 계약의 중요성을 고려해 거래소에 공시 가능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자회사 단독계약은 공시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규정 및 유권해석에 따라 불가피하게 공시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행 코스닥 공시 규정에서는 공시 남용과 악재성 공시 회피 등으로 인한 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자회사의 계약 체결에 대한 공시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자회사의 공급계약에 대해서도 공시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제이스코홀딩스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결국 관련 공시가 이뤄지지 않아 개인투자자의 신뢰를 얻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은 11일부터 16일까지 4거래일 연속으로 제이스코홀딩스 주식을 순매도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필리핀 현지 니켈 광산 개발 현장 사진을 자사 홈페이지에 수시로 게시하며 투자심리 회복에 나섰지만 효과가 제한적인 듯 하다.
여기에 과거 제이스코홀딩스가 주가조작 사건의 중심에 섰던 전력이 신뢰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이스코홀딩스란 사명은 2021년 현 최대주주인 캐디언스시스템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변경한 것으로, 이전에는 '제일제강'이라는 이름으로 상장돼 있었다.
제일제강은 2018년 한때 ‘보물선 테마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해 7월, 당시 최대주주였던 최준석 씨와 그의 특수관계인은 보유 중이던 제일제강 주식 약 451만주를 최용석·류상미 씨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류상미 씨는 당시 ‘신일그룹’이라는 회사의 대표이사였다. 신일그룹은 그 무렵 울릉도 앞바다에서 과거 침몰한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발견해 인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특히 이 회사는 돈스코이호에 한화 150조원 규모의 보물이 실려 있었다고 주장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로 인해 양수도 계약이 체결된 제일제강 역시 ‘보물선 테마주’로 급부상했다. 최초 계약 체결 당시 2000원대 초반이던 주가는 약 보름 만에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 발견을 공식 주장한 날에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기간 제일제강은 신일그룹 및 보물선 사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공시를 내기도 했지만, 과열된 투자심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금융당국 조사 결과 ‘보물선 인양’은 전형적인 사기 행위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제일제강의 경영권 양수도 계약도 무산됐고, 당시 신일그룹 관계자들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때 장중 5000원선을 돌파했던 제일제강의 주가는 급락을 거듭하며 1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2021년 1월에는 생수업체 삼다수에 경영권을 넘기려 했으나, 경영권 분쟁 소송으로 무산됐고, 같은 해 캐디언스시스템에 인수되면서 사명을 제이스코홀딩스로 변경했다.
2025년 현재 제이스코홀딩스에 재직 중인 임직원 중에서는 돈스코이호 사기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인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당시에도 제일제강 측 인사 가운데 처벌을 받은 사례는 없었다.
그럼에도 제이스코홀딩스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장기간 이어진 실적 부진에 더해 과거 허위 이슈로 내홍을 겪었던 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제이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니켈 광산 투자 관련해서는 투자자 신뢰 강화를 위해 향후 국내외 투자자 대상 IR 행사 및 현장 설명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는 대로 별도 공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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