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이태웅 기자] SK텔레콤이 연초 내놓았던 자체 실적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표면적으로 이 회사는 지난 4월 발생한 유심 해킹 사태와 관련해 후속조치 및 시장 환경에 따라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 이면에는 항후 유·무선통신 서비스 이용자들의 이탈과 정보 보안 우려에 따른 클라우드 기업 고객의 이탈 등을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4일 정정 공시를 통해 올해 연결기준 17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지난 2월 제시했던 매출 목표치 17조8000억원 대비 8000억원을 낮춘 셈이다. 만약 SK텔레콤의 전망처럼 매출 17조원을 기록할 경우 전년 대비 5.2% 감소한다.
수정된 경영 목표는 매출 뿐만이 아니다. SK텔레콤은 영업이익과 관련해서도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던 초기 전망을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수정 공시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4월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의 후속조치 등을 반영해 경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 SK텔레콤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객 안심 패키지'를 운영할 계획이다. 해당 패키지는 추가 고객 피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유심보호서비스 ▲정상 인증 차단 시스템(FDS) ▲유심 교체 등으로 구성됐다. 아울러 SK텔레콤은 모바일 단말 보안 솔루션 '짐페리움'을 모든 고객에게 1년간 무상 지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후속조치보다는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매출액을 8000억원이나 낮춰 잡은 것으로 관측 중이다. 해킹 사고가 터진 4월부터 지난달까지 경쟁사로 이탈한 SK텔레콤 가입자만 해도 60만명이 넘지만, 하반기 삼성전자의 7세대 갤럭시Z 시리즈와 애플의 신규 아이폰 등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이탈이 생길 것으로 판단해 매출을 보수적으로 책정하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아울러 무선통신 서비스 이용자들이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 통신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이 인공지능 전환(AX) 기업을 표방하며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클라우드 사업 부문에서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해 SK텔레콤의 계정정보 관리 부실과 암호화 조치 미흡 등 정보보안 문제점도 지적했다. 기업간거래(B2B) 부문에서 정보 보안은 주요 화두로 평가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텔레콤이 사이버 침해 사고의 여파가 B2B 사업까지 번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믿고 기다려주신 고객에 대한 감사와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 보안이 강한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의 의미로 이번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이번 침해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 드리고, 고객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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