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이규연 기자] 현대건설이 원가율 관리에 고심하고 있다. 원가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주택사업 선별수주에 들어가면서 고수익 사업인 원전 등의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1분기 연결기준 원가율은 93.1%로 집계됐다. 원가율은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로 100%를 넘어가면 기업이 번 돈보다 쓴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쉽게 설명하면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에 100원을 버는 과정에서 약 93원을 썼다는 뜻이다. 지난해 1분기 연결기준 원가율 93.8%보다는 나아졌다.
그러나 연결기준 원가율에는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원가율 개선 등이 반영된 반면 현대건설 자체만 살펴보면 원가율이 오히려 올랐다. 현대건설의 1분기 별도기준 원가율은 94.6%로 지난해 같은 기간 93.1%보다 상승했다.
최근 5년 동안 현대건설의 별도기준 원가율을 살펴보면 ▲2020년 91.7% ▲2021년 90.9% ▲2022년 92.5% ▲2023년 94.6% ▲2024년 97.9%다. 2021년부터 상승세가 상당히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인건비와 원자재비용 영향이 큰 국내 주택사업 수주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원가율도 치솟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5년 동안 현대건설 연결기준 매출에서 국내 주택사업 비중은 ▲2020년 45.8% ▲2021년 48.6% ▲2022년 49% ▲2023년 50.8% ▲2024년 48.2%로 나타났다.
이에 대응해 현대건설은 일부 주택사업 공사비를 원래 책정된 금액보다 늘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주택사업 분야에서 전체 5건의 ‘[기재정정]단일판매ㆍ공급계약체결’을 통해 공사비를 증액했다.
더불어 향후 주택사업 수주 기준도 이른바 ‘선별수주’로 잡았다. 현대건설은 1분기 보고서에서 “주택부문은 사업성이 확보된 핵심지역 사업을 수주하겠다”며 “서울, 수도권, 지방 핵심지역 중심 사업성을 고려한 선별수주 및 우량 사업지를 조기에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7건을 수주했는데 모두 서울과 부산, 수도권에 위치한 곳이다. 개중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1조5138억원)과 경기도 구리 수택동 재개발(1조9648억원) 등 2건은 공사비 1조원을 넘어서는 대형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원전을 비롯한 에너지 관련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에너지 관련 건설 프로젝트는 수익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만큼 관련 매출 비중을 높이면 전체 원가율도 자연히 끌어내릴 수 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현대건설은 원전 르네상스와 재생에너지 확산 시대를 맞아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월 말에는 에너지 중심의 성장 전략 ‘H-Road’를 공개하면서 2030년까지 에너지 매출 비중을 21%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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