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이규연 기자] 계룡건설산업이 이재명 대통령의 ‘세종 행정수도 완성’ 공약에 수혜를 입을 주요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공약대로 세종시 일대에 대규모 건설이 진행된다면 지역 건설사이면서 공공수주에 강점을 지닌 계룡건설산업이 상당한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인 계룡건설산업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연초부터 지난 4일까지 54.9%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KRX건설지수의 상승률 47.1%를 웃도는 수준이다. KRX건설지수는 건설업종에 속하는 주요 상장사 23곳으로 구성된 산업지수다.
계룡건설산업 주가 상승률이 건설업종 평균을 상회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 세종 행정수도 완성이 꼽힌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공약하면서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안에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계룡건설산업은 대전에 본사를 둔 충청권 지역의 중견 건설사다. 국토교통부가 2024년 발표한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순위에 따르면 계룡건설산업은 17위를 차지했다. 이는 충청권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종시도 충청권에 속하는 만큼 계룡건설산업의 주요 사업 지역으로 꼽힌다. 일례로 계룡건설산업은 2022년 주거 브랜드 ‘엘리프’를 앞세운 ‘엘리프 세종 6-3’ 공공분양 아파트를 분양했다.
계룡건설산업은 정부세종청사 건설에도 참여했다. 정부세종청사 구청사는 2008년 건설을 시작한 뒤 2014년 말에 완공했다. 이때 계룡건설산업은 삼성물산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08년 12월부터 2012년 4월까지 1단계 1구역인 국무총리실 건설을 진행했다.
계룡건설산업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서 발주하는 공공공사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건설사이기도 하다. 건설 데이터 플랫폼 ‘산업의역군’에 따르면 계룡건설산업의 지난해 공공건설 수주액은 약 1조5889억원으로 집계돼 건설업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계룡건설산업이 지난해 수주한 공공건설 20건 가운데 기술형 입찰이 12건을 차지한 점이 눈에 띈다. 기술형 입찰은 건설사의 기술력, 시공능력, 설계안 등을 종합 평가해 최종 낙찰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도 계룡건설산업이 조달청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으로부터 새로 수주한 금액이 7600억원을 넘어섰다. 이중에는 방위사업청 청사 신축공사 (1126억원) 등 정부부처 건물 건설도 포함됐다.
이런 실적을 기반으로 계룡건설산업이 국회 세종의사당이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에 참여한다면 실적 반등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룡건설산업은 최근 수년간 부동산 시장 부진의 영향으로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계룡건설산업의 최근 3년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1328억원 ▲2023년 1007억원 ▲2024년 977억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11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전년동기대비 8.8% 줄어든 금액이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국회 세종의사당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시작하면서 전체 사업비를 5조6000억원 규모로 명시했다. 대통령 제2집무실은 2027년 혹은 2028년 완공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 책정한 사업비는 3846억원 규모다.
다만 이 대통령이 세종 행정수도 완성에 필요한 재원 마련 등 구체적인 계획을 공약에 적시하지 않은 점은 불안요소로 남는다. 앞서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도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등을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되거나 별다른 진척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가 공약 이행에 속도를 내더라도 계룡건설산업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0~2022년 건설한 정부세종 신청사의 경우 시공사는 충청권 건설사가 아닌 HL디앤아이한라-정인종합건설 컨소시엄이었다.
그러나 세종 행정수도 완성 공약이 이행된다면 그것 자체가 계룡건설산업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규모 공공시설이 건립되면 세종시 전반의 주택 및 인프라 개발 활성화도 뒤따르기 때문이다.
정부세종청사 건립이 시작된 뒤인 2007년부터 세종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도 이어지고 있다. 세종 신도시는 2030년 마무리 예정으로 지금도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세종 신도시를 통해 공급했거나 공급할 예정인 전체 주택 수만 20만채에 이른다.
계룡건설산업은 충청권 건설사의 맹주인 만큼 지역 주택이나 인프라 개발이 확대되면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쉽다. 실제로 2010년대에 계룡건설산업은 세종시 2-2생활권과 2-1생활권, 4-1생활권 공동주택 설계공모에 연이어 선정됐다. 세종시청사 및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코스트코 홀세일 세종점 등도 계룡건설산업의 수주실적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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