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2025년 3월 14일 8시 56분 유료콘텐츠사이트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최자연 기자] HMM이 지난해 최대 실적에도 연초부터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장을 비롯해 주요 요직을 새 얼굴로 채운 것은 물론, SK해운 인수도 추진 중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를 무기 삼아 전 세계를 옥죄면서 컨테이너 운임이 눈에 띄게 하락하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HMM 경영진추천위원회는 지난 7일 최원혁 전 LX판토스를 신임 대표이사로, 이정엽 HMM 컨테이너사업부문 부문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내정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HMM이 지난해 역대 3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던 만큼 김경배 전 대표이사의 3연임을 유력하게 점쳤다. 하지만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원혁 대표 등을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 되면서 지난해 평균 2506을 기록했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 들어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1500선을 밑돌고 있다. HMM이 매출의 87%, 영업이익의 96% 이상을 컨테이너 사업에서 창출하고 있는 것 고려하면 올해 실적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따라서 본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비우호적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인적 변화를 꾀하게 됐을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러한 관측은 최원혁 대표와 이정엽 부문장의 이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최 대표는 CJ대한통운 부사장을 거쳐 2015년부터 2023년까지 LX판토스 대표를 역임한 물류 전문가고, 이 부문장은 현대상선 시절부터 HMM의 주력인 컨테이너 사업을 이끌어왔던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실적 향상을 목표로 잡겠지만 세부적으로 최 대표는 신사업, 이 부문장은 컨테이너 사업의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최원혁 대표는 오는 26일 부임 직후부터 SK해운 인수를 위한 발빠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컨테이너선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HMM과 달리 SK해운에서 원유운반선(탱커)과 액화석유가스(LPG)선, 벌크선 등을 인수하는 만큼 인수 전 통합 전략 마련이 필요한 까닭이다. 더불어 컨테이너 시황 악화 상황에 대비해 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것도 최 대표의 바쁜 움직임이 예상되는 이유다.
시장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 사업의 경우 시황에 따라 실적 등락이 큰 반면, 벌크선은 장기용선계약을 맺다 보니 안정적 흐름을 보인다"며 "HMM이 SK해운 인수에 나선 건 컨테이너선에 쏠려 있는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시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침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원혁 대표가 물류 업무에 정통한 인사라 HMM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HMM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38척인 벌크선을 2030년까지 110척으로 늘리고, 9% 수준에 불과한 사업 비중도 22%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업인 컨테이너선 사업 역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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