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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2000억대 부당대출...동양·ABL생명 M&A 어쩌나
이진실 기자
2025.02.04 15:53:27
경영실태평가 3등급 이하 시 M&A 불발
사진=우리금융그룹

[딜사이트경제TV 이진실 기자] 금융감독원의 정기검가 결과 우리은행에서 2000억원대에 달하는 부당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이 어떻게 진행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4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기자설명회'를 열고 우리금융 및 우리은행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여신 관련 직원 징계 수위를 대폭 완화하고 대출 심사 관리를 소홀히 하는 등 내부통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M&A 결정 과정에서도 내규를 따르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가 확인됐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검사 결과 발표에 앞서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과정이 적절했는지, 인수 여력이 충분한지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기검사에서는 기존에 확인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관련 의심대출 350억원 이외에도, 다수 임직원이 관여한 부당대출 380억원이 추가로 적발됐다. 총 740억원 중 61.8%인 451억 원은 현 경영진 이후 취급됐으며, 338억원(46.3%)은 이미 부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도로, 전·현직 본부장 3명과 지점장 24명 등 총 27명이 단기성과를 내기 위해 대출 심사 및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한 결과, 1604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발생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중 76.6%가 이미 부실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금융감독원

검사 과정에서 우리은행의 파생상품을 이용한 손익 조작 정황도 포착됐다. 홍콩 H지수 급락으로 인해 파생상품 장부 손실이 확대되자, 딜러가 내부 손실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평가 데이터 입력값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1000억 원 규모의 손실이 2년 이상 은폐됐다.


금감원은 "장기간 다수의 부당대출이 발생하는 동안 금융지주 차원의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의 자본비율 산출 과정에서도 문제를 발견했다. 특히, 손실이 지속되는 계열 신탁사의 위험을 반영하지 않아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과대 산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금감원은 “숨겨진 부실 위험을 모두 반영하면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이 10~20bp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해 9월 말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1.96%로, 주요 은행지주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금감원의 권고 기준(12%)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지난해 8월 동양·ABL생명 인수 과정에서 임종룡 회장이 내부 의사결정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점도 문제가 됐다. 내규에 따르면, M&A와 같은 중요 경영 사안은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쳐야 하며, 이 결과를 이사회 결정에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동양·ABL생명 M&A 과정에서는 이러한 절차가 무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금감원은 중국 다자보험과의 주식매매계약(SPA)에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인허가가 불허될 경우 계약금이 몰취되는 조항이 포함됐음에도, 이를 이사회에서 논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앞두고, 이번 정기검사 결과를 반영한 경영실태평가를 빠르면 다음 달 확정할 계획이다. 원칙적으로 금융당국은 심사 신청 후 60일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동양·ABL생명 M&A는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통제 관리의무 이행 실태를 점검해 책무구조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모하겠다"며 "향후 금융사고와 관련해 관리의무를 소홀히 한 임직원에 대해 엄격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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