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 SK스퀘어가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리밸런싱(구조조정)과 OI(운영개선) 전략에 묶여 다소 소극적인 투자 행보를 펼치고 있다. 출범 초기부터 공식화했던 조 단위 빅딜 계획도 언제쯤 성사될지 미지수다. SK그룹이 계열사들의 재무 안정화와 효율성 제고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구조조정 전략에 SK스퀘어가 적극 동참하며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까닭이다.
SK스퀘어는 반도체 중심의 투자전문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신중한 투자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주요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AI 반도체 기업들을 투자 후보로 적극 검토 중이다. SK스퀘어는 중장기적으로 최대 3조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반도체 영역에서 조 단위 빅딜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투자 행보에 자칫 유망 기업들을 경쟁사에 빼앗기며 투자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SK스퀘어 관계자는 "유망 기업 선점도 중요하지만 과도한 경쟁과 고평가된 기업에 섣불리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며 "미래 성장 가능성과 저평가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스퀘어는 출범 초기 반도체와 ICT를 두루 다루는 투자전문회사를 표방했으나 지지부진한 투자 성과로 인해 반도체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선회했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약진으로 반도체 밸류체인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채택했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리밸런싱과 OI 전략에 따른 조치다.
SK스퀘어는 미래 성장 동력인 AI와 반도체 분야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기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 중이다. 실제로 해외투자법인 'TGC스퀘어'를 통해 해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에 투자하며 반도체 밸류체인 강화에 나서고 있다. TGC스퀘어는 2023년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 신한금융그룹, LIG넥스원 등과 약 1000억원을 공동 출자해 싱가포르에 설립한 투자법인이다. SK스퀘어가 반도체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조성된 투자금의 약 60%를 첨단 반도체 기술력을 지닌 일본 소부장 기업에 투입해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해외 반도체 소부장 투자는 글로벌 공급망 강화와 기술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투자 규모가 적다 보니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나 시장 지배력 강화에 제약이 뒤따른다. 이에 SK스퀘어는 반도체 영역에서 조 단위의 빅딜을 노리고 있다. 이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적잖은 리스크가 수반되지만 단숨에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진다.
SK스퀘어는 AI 칩셋과 관련된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 단위 빅딜을 노리고 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HBM 기술 리더십과 결합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대외 환경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투자 시기를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AI 반도체 분야 투자는 그룹 차원의 전략과 연계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AI 시장에서 성급한 투자보다 미래 성장성과 그룹 시너지를 고려한 투자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SK스퀘어의 재무적 역량과 전략적 방향성을 고려할 때 반도체 빅딜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스퀘어의 전략 전환은 단순한 사업 방향 변경을 넘어 SK그룹 전체의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SK스퀘어가 AI 반도체 영역에서 성공적인 투자를 진행한다면 그룹 전체의 경쟁력을 한층 더 키우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경제TV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