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 SK텔레콤이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AI)을 점찍고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과도한 AI 사랑으로 본업인 통신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란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5G 상용화 이뤄진 2019년 이후 매년 설비투자(CAPEX)를 줄이며 통신인프라 구축에 소홀한 데다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인력도 300명 가량 줄인 까닭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5G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함에 따라 투자 사이클상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 증권사는 SK텔레콤이 지난해 CAPEX 투자에 2조5035억원을 지출했을 것으로 추정 중이다. 전망치가 부합하면 2023년 대비 8.1% 감소한다. 5G 네트워크 구축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설비투자와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인 결과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SK텔레콤이 비단 지난해에만 CAPEX를 줄인 게 아니라는 점이다. 5G 상용화 첫해인 2019년만 해도 이 회사의 CAPEX는 3조7300억원에 달했는데 이후 ▲2020년 3조200억원 ▲2021년 3조원 ▲2022년 3조350억원 ▲2023년 2조7420억원 순으로 4년 새 연평균 7.2%씩 줄여왔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이 CAPEX를 줄이고 있는 5G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접어든 것과 무관치 않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기준 1682만명의 5G 가입자를 확보, 국내 이동통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2021년만 해도 월 100만명을 웃돌았던 5G 신규 가입자가 지난해 2월부터 20만명대로 추락하며 현저히 둔화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요청으로 5G 중저가 요금제를 적극 출시하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2021년에는 3만740원에서 달했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2만9978원으로 2.5% 감소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ARPU 하락과 희망퇴직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커진 상황을 고려하면 SK텔레콤의 지난해 4분기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주요 증권사에서 추정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4조56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2788억원으로 6.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텔레콤 역시 AI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AI 인프라, AIX(AI 전환), AI 서비스 등 3대 영역을 강화 중이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AI 매출 비중을 전체의 35%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다만 SK텔레콤이 5G보다 AI에 전사적 역량을 쏟으면서 통신서비스 품질 저하에 대한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품질 저하 문제는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AI와 별개로 5G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CAPEX 투자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설비 투자는 새로운 세대가 상용화되는 시점을 전후로 대규모 투자 비용이 발생된다"며 "일정 기간 안정기를 거쳐 다시 다음 세대 투자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AIDC), AI B2B, AI B2C 등 빠른 수익화가 기대되는 3가지 AI 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AI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영역에 집중 투자하고 AI 사업 전환을 가속화해 통신회사로서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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