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 ㈜LG가 밸류업에 시동을 건다. 오는 2026년까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ROE(자기자본이익률) 8~10% 향상 등 목표 시점과 수치도 구체화했다.
업계에서는 LG가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선 힘을 쏟고 있는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미 1조원 이상을 신사업에 투자하기로 밝힌 만큼 성과 창출이 뒤따라야한다는 뜻이다.
구광모의 주주가치 제고 계획 '속도'
LG가 지난 22일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목적은 주주환원 확대에 맞춰져 있다. 자사주 소각을 통해 유통되는 주식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고 ROE 개선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LG는 지난 2022년 5월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후 올 2분기에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완료했다. 이번에 소각을 결정한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는 보통주 발행주식총수의 3.9%에 해당된다.
이외에 LG가 추진하기로 한 ▲세제 혜택(밸류업 인센티브) 발생 시 배당 등을 통해 이를 전액 주주환원하겠다는 안 ▲최소배당 성향 10% 상향 ▲중간 배당 정책 도입 ▲배당액 확정 후 배당 지급하는 배당 유연화 추진은 주주친화적인 대표적인 정책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LG의 이번 밸류업은 전반적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장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 3년간 LG의 순이익 변동 추이를 살펴볼 때 LG는 기업 밸류업을 통한 내실 다지기가 필요한 시점으로 분석된다. LG의 순이익은 지난 2021년 2조565억원에서 지난해 1조261억원으로 감소하며 반토막이 났다. 올해 역시 전망이 밝지는 않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LG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감소한 1조161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밸류업 추진과 그 성과가 LG의 중장기 도약에 있어서 중요한 변곡점이다.
LG, 2년간 ROE 12%→5%
LG는 전자·화학·통신과 서비스 등 비교적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외 환경 변화시 ROE(자기자본이익률) 변동 폭이 크다는 약점이 있다. ROE는 기업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높을수록 경영 효율성이 좋다는 뜻이다.
그간 LG의 ROE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21년 12%에서 2022년 8%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5%로 다시 감소했다. 국내 지주회사 평균치인 4%와 비교해선 상회하는 수치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감소한 ROE 추이를 볼 때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할 필요성은 커 보인다.
앞서 LG가 지난 8월 자회사 LG화학과 LG전자의 추가 지분을 획득한 것도 이러한 일환이다. LG는 LG화학에서 기존 33.3%에서 34.9%, LG전자는 기존 33.7%에서 34.7%의 보통주 지분율을 추가로 가져갔다.
이에 대한 증권가 평가는 긍정적이다. 김한이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LG는 지난 8월 LG전자, LG화학 지분 장내매수 계획을 공시했다"라며 "지분 취득 후 자회사들 실적 개선, 브랜드 로열티와 지분법손익 증대에 따른 ROE 개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화학과 전자 지분 추가 매수, 배당 수입 확대
LG는 상장 자회사로 전자계열인 LG전자, 화학 계열인 LG화학과 LG생활건강, 통신 서비스 계열인 LG유플러스와 지투알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상장 기업 각각에 대해 LG는 30% 이상의 비교적 안정된 지분율을 갖고 있지만 전자와 화학은 33% 수준으로 다른 자회사에 비해 지분율이 다소 낮았다.
LG전자와 LG화학이 그룹 내 실적을 견인하는 대표적 계열사라는 점에서 LG는 양 사에 대한 지분율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전자와 화학에 대한 지분 확대는 LG의 향후 수익구조에도 긍정적이다. 양 사의 실적 개선을 통한 주가 상승 시, LG도 배당수입 확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2030년 목표 매출 전망치를 합하면 LG전자 100조원, LG화학 50조원으로 총 150조원에 달한다.
최관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LG화학, LG전자 등 주요 자회사 주가 부진에 따라 LG주가도 부진했으나 이번 주주환원정책은 NAV(순자산가치) 대비 할인율 축소를 통해 LG 주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ABC 전략 강화에도 투자 계획은 '불확실'
다만 보다 확실하고 지속적인 주주환원을 위해선 LG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집중하고 있는 ABC(AI·바이오·클린테크) 전략에서 성과 창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 일환으로 ABC 부문에서 인수합병(M&A)이 거론된다. 지난 3분기 기준 LG는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현금 활용안에 대해 미래 투자에 최소 1조1000억원 투자, 지주 회사 운영을 위한 자금 등에 약 4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1조원 이상의 대규모 비용이 들어가는 투자에서 LG가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LG 역시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ABC 영역에서 투자 성과 창출이 중요하고 이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인식에도 LG는 이번 밸류업 계획에서 투자 성과 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 시점과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는 LG가 밸류업 계획 발표에 앞서 단행한 인사에서 전체 신규 임원 중 23%(28명)를 ABC 부문에서 발탁한 행보와 비교해보면 다소 의외다. 자사주 소각이나 ROE 개선 등의 사안과 달리 투자 계획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 있다. 다만 LG의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변수인 ABC 부문에 대한 보다 정밀한 투자 계획이 이번 밸류업 계획안에 추가 됐다면 LG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주주와 투자자들의 신뢰는 더 확실해졌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지분을 가진 핵심 자회사들의 실적개선 달성 목표 시점이 2030년으로 맞춰졌다는 점은 LG의 실적 개선 역시 그만큼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뜻"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내년 상반기 LG CNS의 상장이라는 긍정적 변수가 남아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LG가 강조하고 있는 ABC 신사업에서 전략적인 투자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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