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이태웅 기자] 블록체인·핀테크 기업 두나무의 금융사 인수설이 다시 재기되고 있다. 두나무가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수천억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까닭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업계에선 두나무가 풍부한 투자 실탄에 기반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주식거래 플랫폼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두나무는 신사업과 관련해 결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두나무는 오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 중 주식발행초과금 3000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두나무가 3조5559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축적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말에는 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업계에선 이번 준비금 감액과 관련해 인수합병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두나무가 4조원대 실탄으로 전통 금융회사를 사들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사실 이 같은 관측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실제 지난해 시장에서 두나무가 유진투자증권을 인수하려고 했지만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무산됐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두나무가 증권사 인수를 위해 지난해 3조원의 이익잉여금을 축적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두나무의 증권사 인수설이 잠잠해지는 듯 했지만 두나무가 올해 9월 케이뱅크·BC카드와 금융상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인수설이 또다시 언급됐다”며 “두나무가 카드, 결제 사업자에 대한 인수합병을 추진하거나 지분 투자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나무가 이익잉여금이 늘어난 만큼 올해 배당금 규모를 확대할 수도 있다”며 “두나무가 조 단위로 쌓여있는 이익잉여금 전액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두나무가 불안정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도 인수합병 및 투자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요 수익모델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 수수료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코인 시황의 좋고 나쁨과 경쟁 거래소의 마케팅 정책에 따라 고객이 예치한 자산 규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실제 최근 3년(2021~2023년)간 두나무의 당기순이익 추이를 보면 2021년 2조217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2년 1308억원, 2023년 8050억원 순으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예수부채 규모가 ▲2021년 4조8693억원 증가 ▲2022년 2조9468억원 감소 ▲2023년 9896억원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이 거래소에 맡긴 예치금에 이 회사 수익성이 좌우되는 셈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찬가지다. 두나무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같은 기간 7조8239억원→-3조4508억원→1조399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렇다 보니 두나무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 시장에 투자해 신사업을 모색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자본금 감소 안건과 관련해서는 의안 설명 자료에 나온 내용 이상으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신사업과 관련해서도 전달 받은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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