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현정인 기자] 난치성 질환 연구 기업 큐라클이 파이프라인 간소화에 나선다. 핵심 파이프라인 혈관내피기능장애 차단제 'CU06'에서 적응증을 확장한 CU104와 106의 임상은 후순위로 미루기 한 것. 다만 CU06이 지난 5월 프랑스 떼아 오픈이노베이션에게 기술이전 계약해지 및 권리반환 통보를 받아 향후 계획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큐라클의 파이프라인 개발 순위는 CU06, CU104, CU106 순이다. 이들은 모두 CU06과 같은 물질이지만 적응증만 다른 것으로 CU104는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CU106은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큐라클은 떼아로부터 CU06의 판권(아시아 제외 전세계)를 반환받은 후 이 세 가지 물질을 패키지로 기술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CU06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5일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CU104'의 국내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은 자진 취하한다고 공시했다. CU06이 반환되며 CU104를 별도로 기술이전할 의미가 없게 됐으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개발 상황에 놓여 미래 가치를 판단해 CU06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큐라클 관계자는 "CU06에 집중하는 건 리스크를 동반하는 선택이지만, 미국 FDA와 Type C 미팅을 신청해 2b상, 3상, 허가 단계까지의 개발 전략을 조율하고 있어 리스크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이전 관해 논의하는 파트너사도 존재해 이는 효율적인 개발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CU104는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2상 IND 승인이 난 상태로, 패키지로 기술이전이 진행될 시 파트너사가 언제든지 미국과 유럽에서 2상을 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맵틱스와 공동 연구개발 중인 항체 파이프라인도 기술이전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CU06 하나에 의존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CU06의 적응증은 혈관내피기능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난치성 질환 중 '망막 질환'에 해당하는 당뇨병성 황반부종(DME)과 습성 황반변성(wAMD)이다. 큐라클은 이중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집중하고 있으며, 해당 적응증으로 미국 2a상을 마친 상태다.
큐라클이 CU06에 올인하는 이유는 알약 형태로 경구 투여하는 '투여경로'가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인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망막 질환 치료제 시장은 당뇨 환자 증가 등으로 인해 2026년 기준 213억1800만 달러(한화 약 30.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당뇨병성 황반부종 약물 개발도 활발한 편이다. 다만 현재 시중에 출시된 약물들은 안구에 직접 주사하는 형태로 환자의 편의성은 낮다. 다시 말해 경구용 치료제로 상업화가 된 사례가 없기에 큐라클 입장에선 '세계 최초' 타이틀과 함께 해당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CU06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큐라클의 계획대로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고 있다. 지난 5월 프랑스 떼아 오픈이노베이션이 CU06을 반환하면서 시장성 부족 문제가 제기된 바 있어서다.
이에 대해 큐라클 관계자는 "떼아의 개발 전략 변경으로 인해 반환된 것으로 추측된다"며 "약물의 가치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실제 큐라클이 지난 4월 공개한 CU06 당뇨병성 황반부종 미국 임상 2a상 CSR 결과에 따르면, 황반중심두께에 해당하는 CST 변화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최대교정시력(BCVA) 변화는 관찰됐다. 허가 때 FDA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항은 시력 개선 효과이기 때문에 후속 임상을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게 큐라클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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