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이진실 기자]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되면서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윤 대표는 영업채널 다변화와 보장성 보험 비중 확대를 통해 순이익을 크게 끌어올린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NH농협금융그룹 CEO들의 임기가 통상 2년인 관행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농협맨 윤해진, 35년 경력으로 NH농협생명 이끌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윤 대표는1990년 농협중앙회 입사 이후 농협은행 봉곡지점장을 거쳐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 경제부본부장을 맡아 근무했다. 이후에도 농협중앙회 경남지역 본부장, 농협은행 부행장을 역임하는 등 35년간 농협에 몸 담아 온 정통 '농협맨'으로 평가 받는다. 다만, 보험 관련 경력이 없어 NH농협생명 대표 취임 초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윤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사에서 "보험사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구축해 NH농협생명만의 특화된 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수익성·건전성 동반 성장, 데이터 사업으로 미래 준비
취임 이후 그는 탄탄한 실적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NH농협생명의 순이익은 1817억원으로 전년(647억원) 대비 180.9% 증가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4% 많은 1639억원을,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7.1% 증가한 2478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3분기 누적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은 7226억원으로 전년 동기(4164억원) 대비 73.5% 성장했다.
건전성 지표도 업계 최상위 수준에 해당한다. NH농협생명의 3분기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K-ICS)비율은 399.18%로 지난해 말보다 35.68%p(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훌쩍 넘는 수치다.
지난 2022년 NH농협생명의 건전성은 당시 RBC 기준 150%를 밑돌며 '부실 위험'에 해당하는 비율을 보였는데, 윤 대표 지휘 아래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대표는 보장성 상품 판매 비중을 높이며 수익성에 집중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NH농협생명의 보장성 보험 신계약 금액은 12조953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10조2046억원 대비 27% 늘어난 규모다. 특히 삼성생명의 14조1690억원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특히 NH농협생명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판매에 주력했는데, 지난 7월 출시한 '암플러스NH치료보험'은 12일 만에 신계약 1만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데이터 사업 진출에도 힘써왔다. NH농협생명은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 인가를 취득했다. 관련 전산 작업 진행 이후 올 하반기 무렵에는 본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마이데이터'는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 현황과 소비패턴을 분석해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자산·신용관리 서비스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다"라고 밝혔다.
NH농협금융의 관행, 윤 대표 연임에 변수 될까
윤 대표 취임 이후 NH농협생명의 좋은 성과에도 NH농협금융그룹의 관행으로 인해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통상적으로 최고 경영자(CEO)의 '2+1(최초 임기 2년, 연임 1년)' 임기제 관행이 있는데, NH농협금융그룹은 임기 2년을 채우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관행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NH농협생명의 역대 CEO 임기를 살펴보면 2012~2014년 대표를 맡았던 나동민 초대 대표이사가 1년 연임에 성공, 3년 임기를 지낸 유일한 사례에 해당한다. 또 지난 2019년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한 전례가 있어 윤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란 분석도 있다.
다만, 윤 대표 직전까지 NH농협생명의 대표이사를 맡은 김인태 전 대표도 취임 이후 매년 순익 경신을 이뤄냈지만 연임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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