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지난 28일 현대백화점 정기 주주총회장. 일부 주주가 회사 측에 "지누스 인수 효과는 언제 나오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주주들도 지누스에 거는 기대가 컸음을 시사하는 장면이다.
[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 지누스는 현대백화점의 역대 최대 인수합병(M&A)으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인수 1년이 되도록 매출 증가, 기업 가치 상승 등 가시적인 효과가 미미하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그룹 계열사와 협력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린다는 전략.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매트리스를 포함한 가구 수요가 감소해 현대백화점의 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누스를 바라보는 시장의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 기업 가치가 많이 떨어져서다.
지난해 5월 현대백화점이 최대주주로 등극했을 때 지누스의 주가는 5만6193원선이었다. 반면 지난 29일 기준 종가는 2만7850원대로 50%나 급감했다.
현대백화점의 지누스 인수는 그룹의 리빙 사업 부문 강화를 위해서였다. 지난해 3월 현대백화점은 약 9000억원을 들여 지누스를 인수하며, 현대리바트·현대L&C 등의 계열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특히 지누스의 전체 매출에서 미국을 포함한 해외 매출 비중이 97%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브랜드인 만큼 그룹 내 다른 사업의 해외 진출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지누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외형 성장이 이뤄졌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1조1596억원을 달성했다. 글로벌 시장 매출이 29.4% 늘어난 결과다.
문제는 지누스가 미국 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누스 해외 매출의 80% 이상이 미국에서 나온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매출은 9774억원으로 2021년도의 9831억원에 비해 0.6% 감소했다.
지누스 상품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매트리스 역시 판매율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매트리스 매출은 63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4% 하락했다.
더욱이 수익성은 3년째 후퇴하고 있다. 지누스의 영업이익은 2020년 867억원에서 2021년 743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656억원으로 내려 앉았다. 매년 앞 자릿수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전체적으로 재고 자산이 증가하는 점도 우려되는 시그널이다. 2021년 2372억원이던 재고자산은 지난해 2918억원으로 늘어났다. 현대백화점이 희망회로를 돌리기엔 썩 좋은 상황은 아닌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지누스 실적 증가에 집중할 계획이다. 백화점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의 영업망 등을 활용하고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2025년까지 매출 규모를 현재의 4배 이상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올해는 현대백화점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와의 본격적인 시너지로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앞선 기술력을 내세워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해 3년 내 국내 매출을 3000억원대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매트리스는 교체주기가 비교적 긴 가구이기에 단기간 내 판매율을 크게 늘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기 침체로 금리 인상으로 주택 거래가 감소하면서 가구 교체 수요를 촉진할 만한 요인이 사라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매트리스 등 침대 관련 가구는 가전 제품과 마찬가지로 결혼, 이사 등과 연계해 주택거래가 활성화되어야 소비가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며 "국내 부동산 경기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인테리어나 가구 시장 정체기도 길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침대를 포함, 국내 가구 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침체기에 들어섰다. 리빙 브랜드들의 수익성이 하락했다. 신세계그룹이 2018년 1837억원에 인수한 까사는 지난해 2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 침대 시장 1위인 에이스침대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768억원에서 653억원으로, 14.9%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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