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10월 1일 10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배효빈 기자] "성장을 누구보다 앞서 보고 상품을 미리 만들어 놓는 것, 그래서 때가 왔을 때 투자자들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저희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실장은 최근 딜사이트경제TV와 인터뷰에서 "트렌드를 뒤늦게 따라가기보다 성장을 미리 예측하고 상품화해 놓는 것이 신한자산운용이 추구하는 방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수민 실장은 약 20년간 증권사 리서치와 자산운용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ETF 상품전략 전문가다.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회계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우리투자증권과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기업분석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이후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과 한화자산운용 솔루션마케팅, 신영증권 리서치센터를 거쳐 2021년 신한자산운용에 합류했다.
현재 ETF상품전략실을 이끄는 박 실장은 애널리스트 시절 쌓은 산업 분석 경험을 ETF 상품 기획에 접목하고 있다. 투자자의 수요를 읽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산업을 한발 앞서 발굴해 투자 수단으로 만드는 것이 상품전략의 역할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따라오세요'에서 '무엇을 원하나요'로"
박 실장이 ETF 시장에 처음 뛰어든 시기는 2012년이다. 당시만 해도 ETF 시장의 주요 투자 주체는 기관이었다. 상품 역시 코스피200 등 대표지수를 넘어 다른 자산에 접근하거나 ETF를 활용해 자산배분을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가 ETF 시장의 주요 투자 주체로 부상하면서 상품을 만드는 방식도 달라졌다. 반도체와 조선, 화장품 등 투자자가 주목하는 산업에 적합한 상품이 있는지, 같은 산업을 담더라도 어떤 기업을 어떤 비중으로 구성하는지가 중요해졌다.
박 실장은 "옛날에는 '우리가 이끌 테니 따라오세요'라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투자자들이 여러 채널을 통해 이미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며 "그들이 원하는 상품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에 갈증을 느끼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품전략에서 '디테일'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실장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시절 쌓은 산업 분석 경험을 ETF 기획에도 활용하고 있다. 유망 산업이라는 큰 틀을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방산업의 성장성과 밸류체인, 각 기업의 경쟁력을 분석해 구성종목과 비중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그는 "기업분석 애널리스트의 역량은 산업의 밸류체인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어떤 기업이 주도권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접근 방식이 ETF에서 좋은 종목을 선별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뜨고 나서 만들면 늦다"…조선에서 확인한 선제 상품화
투자자의 수요를 읽는 것과 동시에 시장을 뒤늦게 따라가지 않는 것도 박 실장이 강조하는 상품전략이다. 단기적으로 수급이 몰리는 테마보다는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산업을 먼저 발굴해 투자 수단을 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SOL 조선TOP3플러스 ETF'다. 신한자산운용은 시장의 관심이 크지 않았던 2023년 조선 산업에 주목해 같은 해 10월 해당 상품을 상장했다. 장기간의 업황 부진을 거치며 산업과 기업 구조가 재편된 가운데 선박 노후화에 따른 교체 수요와 친환경 선박 전환 등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 실장은 "당시만 해도 조선 산업을 보는 투자자가 많지 않았지만 어려운 과정을 거치며 산업이 정리됐고 강한 기업들이 살아남아 있었다"며 "선박 노후화에 따른 교체 수요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미리 상품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접근은 반도체에서도 이어졌다. 신한자산운용은 반도체 산업을 하나의 테마로 묶는 데 그치지 않고 소부장을 전공정과 후공정으로 세분화하는 등 산업 사이클에 따라 수혜 기업이 달라지는 점을 상품에 반영해왔다.
박 실장은 이 같은 경험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ETF는 아이디어를 실제 상품으로 만들어 상장하기까지 거래소 심사 등을 거쳐야 해 적어도 3개월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이 본격화된 뒤 상품을 기획하면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성장을 누구보다 앞서 보고 상품을 미리 만들어 놓고, 그때가 왔을 때 투자자들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 메가산업은 '우주'…"'SOL이면 뭐가 다르지?' 기대 줘야"
박 실장이 새로운 산업을 발굴할 때 중요하게 보는 기준 가운데 하나는 '전방산업의 확장성'이다. 현재 그가 중장기적으로 주목하는 분야는 우주산업이다.
우주산업이 성장할 경우 발사체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센터와 통신, 배터리, 태양광 패널, 경량화 소재 등으로 관련 산업의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발사체 재사용 기술이 발전해 발사 비용이 낮아질 경우 우주산업의 경제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박 실장은 "개인적으로는 우주가 새로운 메가산업으로 탄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산업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며 "우주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 잡는다면 배터리와 태양광 패널, 통신, 경량화 소재 등 다양한 밸류체인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이미 미국 우주항공과 국내 우주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운용하고 있다. 향후 관련 산업의 전방시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우주 분야의 상품전략을 더욱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박 실장이 지향하는 SOL ETF의 모습은 단순히 많은 상품을 보유한 하우스가 아니라 신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이번에는 무엇이 다를까'라는 기대를 주는 브랜드다.
그는 "아이유가 신곡을 내거나 봉준호 감독이 새로운 영화를 만든다고 하면 '이번에는 무엇을 보여줄까'라는 기대가 있지 않나"라며 "SOL ETF도 상품을 출시한다고 했을 때 '비슷한 상품이겠지'가 아니라 '이번에는 무엇이 다를까, 어떤 킥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주는 하우스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모 측면에서 후발주자인 것은 맞지만 상품에서는 시장에 영향을 미쳐왔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상품도 올드해지지 않도록 계속 관리하면서 결국 'SOL ETF는 다르다, 믿고 투자할 만하다'는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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