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9월 7일 18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장예슬 기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에서 물적분할됐지만 분리막 사업이 내리막길을 걷자 결국 모회사에 다시 흡수될 처지에 놓였다. 문제는 되돌리는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과 PRS(주가수익스왑) 정산 등이 한꺼번에 겹치며 SK이노베이션에 수천억원대 현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7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최근 SKIET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SK이노베이션이 SKIET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장기화한 전기차 캐즘으로 SKIET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된 만큼 별도 법인을 유지하는 것보다 모회사에 편입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문제는 합병 자체보다 이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다. 주식매수청구권과 PRS 정산 부담만 단순 합산해도 잠재 현금 소요액은 5000억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채권자의 조기상환 요구까지 현실화하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오는 11월 24일 SKIET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반대주주 의사표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양사 채권자 이의제기 등의 절차가 예정돼 있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흡수합병 관련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일정 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SKIET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최대 변수다. SKIET가 공시한 매수청구 한도는 3500억원이다. 반대주주의 청구 금액이 이를 초과하면 양사는 합병계약을 해제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소규모합병 방식을 택해 모회사 주주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없고 소멸법인인 SKIET 주주에게만 청구권이 부여된다. 다만 SK이노베이션 주주도 소규모합병에 대한 반대의사를 낼 수 있다.
오는 9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반대의사 통지에서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반대하면 소규모합병 방식 자체가 무산된다. 이 경우 SK이노베이션이 지급해야 할 주식매수대금 한도는 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를 초과하면 양사는 합병계약을 해제하거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채권자 조기상환 가능성도 부담이다. 지난 6월 말 별도 기준 SK이노베이션과 SKIET의 총차입금은 10조8471억원이며 회사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4조8185억원이다.
금융기관과 특수관계자 차입금은 개별 협의를 통해 대응할 여지가 있다. 반면 다수 투자자가 보유한 회사채 등의 경우 합병 과정에서 채권자의 조기상환 청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 고금리 환경까지 고려하면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현금 유출 또는 고금리 차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8월 체결한 3000억원 규모의 PRS도 또 다른 변수다. SK이노베이션은 SKIET 유상증자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와 SKIET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PRS 계약을 맺었다. 2028년 만기 시점 주가가 계약 기준가인 2만8600원을 밑돌면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해야 한다.
최근 SKIET 주가가 기준가를 크게 밑돌면서 시장에서는 잠재 보상금이 1300억~1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SKIET의 상장 폐지가 예정된 만큼 합병 과정에서 PRS 계약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불확실하다.
결국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부진한 분리막 사업을 다시 품는 것보다 합병 과정에서 발생할 잠재 청구서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사업 효율화를 위한 합병이 주주와 채권자, FI의 엑시트 비용을 한꺼번에 떠안는 거래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배기락 SK이노베이션 재무기획실장은 “3000억원의 PRS 계약 건은 처리 방안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추후 계약 당사자와 논의할 예정”이라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한 엑시트 가능성을 가장 큰 시나리오로 보고 자금을 마련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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