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9월 2일 10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장용석 기자]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사장)이 올해 2분기 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위기 탈출 방안으로 기존 점유율 확대 전략 카드를 다시 꺼내들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적자를 극복하기 위한 묘책이 없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결국 노태문號가 '점유율 확대'라는 목표만 보고 달려간다면 출혈이 불가피한 치킨게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선 칩플레이션으로 인한 제품 원가 상승에 따라 판매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점유율 확대에 방점이 찍힌 기존 전략이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DX부문 주요 사업부이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네트워크 포함)와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비주얼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MX사업부의 올해 2분기 매출은 3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가 늘었고, VD/DA사업부도 2.8%가 증가한 14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MX사업부는 3조1000억원에서 7000억원 적자로 전환했고, VD/DA사업부는 2000억원 흑자에서 1000억원 수준의 적자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이는 제품의 제조원가 상승 속도가 제품 판매가격 상승 속도를 추월함에 따라 발생한 이익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시리즈에서 S24시리즈로 신작을 출시하면서 10% 미만의 가격 인상을 실시했다. 이후 동결 전략을 취하다 갤럭시 S25에서 후속작 S26을 출시하면서 동일한 수준의 가격을 인상했다. 3년 동안 실시한 2번의 가격 인상마저 사실상 최저 수준으로 억제한 것이다.
반면 그 사이 스마트폰의 제조원가는 가격 상승률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반기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솔루션 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 대비 약 6%,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은 약 211% 각각 상승했다"면서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약 4% 하락했지만 카메라 모듈 가격은 약 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마트폰과 가전업계가 AI 열풍이 시작되면서 기존과는 다른 양상에 처해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기존에는 점유율을 확보하면 마진이 자연스레 보장되는 구조였다면, 현재는 점유율보다 영업 마진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아야 하는 상황으로 변모한 것이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의 전략은 이 같은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애플은 삼성전자에 밀려 2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올해 2분기 삼성전자와 동일한 반도체 원가 상승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과 함께 전년 동기 대비 26.6%가 증가한 357억달러(약 48조8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열풍으로 부품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마진 확보를 최우선시하면서 가격 인상 추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노 사장이 DX부문의 영업이익 확보를 위해 제시한 전략은 기존부터 지속해왔던 점유율 확대다. 삼성전자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마트폰 분야에선 2010년대 마진을 줄여가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대했고, 그 결과 지금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 TV 분야에선 결국 LCD 사업에서 철수했지만, 적자임에도 시장 점유율을 위해 LCD 패널을 생산·판매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 같은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하면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 가전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경우에도 노 사장의 점유율 확대 전략이 적절한 DX부문의 위기 돌파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미 스마트폰과 가전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사실상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데다, 점유율을 크게 늘려도 경쟁사인 애플이나 중국 가전업체들이 고사하거나 판매량이 감소하는 상황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에도 올해 상반기 적자액이 사상 처음으로 8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난 점은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근로자들도 이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DX 노조원이 중심인 삼성전자 동행 노조 등은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메모리 가격 상승이 예측 가능한 요소였음에도 이에 대비한 장기 공급 계약이나 공급망 관리(SCM) 등에서 실패했다"며 "적자가 경영진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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