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8월 31일 15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최자연 기자] 현대무벡스가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외형을 키우고 있지만 정작 수주가 현금으로 전환되는 속도는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수주잔고 확대 과정에서 운전자금 부담이 커진 데다 이차전지 업황 둔화로 일부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까지 늦어지면서다. 수주 규모를 키우는 것에서 나아가 현금창출력과 수익성을 갖춘 수주잔고를 확보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무벡스의 올해 상반기 신규수주는 17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주가 확대된 영향이다. 1000억원대에 머물던 연간 수주 규모도 2023년부터 이차전지 물류자동화 수요를 타고 3000억~4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외형만 놓고 보면 성장세가 뚜렷하다. 문제는 수주 증가가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직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무벡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023년 99억원 적자에서 2024년 551억원 흑자로 전환했지만 2025년 다시 1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에도 72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보다 58.2% 감소했다. 대규모 수주를 확보한 이후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원가와 운전자금이 먼저 투입되고, 발주처로부터 공사대금을 회수하기까지 시차가 발생하는 구조가 영향을 미쳤다.
현대무벡스의 사업 특성상 이 같은 현금흐름 부담은 더욱 두드러진다. 회사는 물류자동화 시스템을 중심으로 컨설팅·설계부터 설치·구축, 서비스·AS까지 일괄 제공하는 턴키 방식의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수주 규모가 커질수록 생산 및 현장 투입 비용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수주잔고에서도 물류자동화 사업이 70~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IT와 승강장안전문(PSD) 사업이 나머지를 구성한다. 결국 회사의 성장성을 좌우하는 핵심은 대형 물류자동화 프로젝트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문제는 2023년 이후 수주 확대를 견인했던 이차전지 관련 프로젝트가 업황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배터리 업계의 투자 속도가 늦춰지고 합작사들의 사업 재편까지 겹치면서 프로젝트 진행과 매출 인식에도 속도 조절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배터리업체와 글로벌 협력사들이 합작사를 만드는 흐름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배터리 합작사들이 분리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현대무벡스의 매출 인식도 더뎌졌다"며 "새로운 수주 현장을 확보하고 사업을 확장해야 하지만 최근에는 전반적으로 속도 조절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대무벡스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수주잔고 확대가 아니라 질적 성장이라는 분석이다. 대형 프로젝트를 확보하더라도 매출과 현금으로 전환되는 기간이 길어지면 외형 성장만큼 운전자본 부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주 규모가 커질수록 프로젝트 원가 선투입 부담이 확대되는 만큼 안정적인 현금회수 구조를 갖춘 프로젝트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수주잔고의 절대 규모보다는 수익성, 원가 구조, 대금 회수 조건 등 질적 수준이 향후 실적과 재무 안정성을 가를 변수가 된 셈이다.
현대무벡스가 이차전지 중심에서 북미 등 글로벌 시장으로 수주처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관건은 이 같은 외형 확대가 실제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수주 성장세를 유지하면서도 현금회수 속도를 높이고 프로젝트별 수익성을 방어해야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현금흐름 변동성을 충분히 관리하기 위해 수주 현장에서 공정 효율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하반기 주요 프로젝트 매출이 인식되면 대금 회수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현금흐름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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