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8월 21일 1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박수현 기자] 롯데지주를 비롯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주주사들이 재무 부담에 반복적으로 출자에 나서면서 송도 바이오캠퍼스의 시설자금 대출에 '출자금 대비 차입금을 일정 비율 유지해야 한다'는 재무약정이 설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차입금이 늘어날수록 해당 비율을 맞추기 위해 주주사들이 출자금을 늘려야 하는 구조인 것이다. 롯데지주는 자금 보충 약정까지 맺으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실적 개선이 늦어질수록 추가 출자와 자금보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바이로로직스에 그룹 계열사들의 자금 지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배경으로 후계자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으로 지목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 부사장이 각자대표를 맡은 그룹 핵심 신사업이다. 신 부사장은 2023년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으며 경영에 직접 참여했고 사내이사를 거쳐 지난해 각자대표에 올랐다. 현재 중장기 투자와 인수합병(M&A),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는 2024년 11월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권과 9000억원 한도의 시설자금 대출계약을 체결했다. 대주단에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산업은행, 롯데캐피탈 등 11개 금융회사가 참여했다. 올해 1분기 말 대출 실행액은 8300억원으로 전체 한도의 92.2%를 사용했다.
문제는 해당 대출에 "대출금을 전액 상환하기 전까지 '출자금액을 차입금액으로 나눈 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재무약정이 붙어 있다는 점이다. 출자금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차입금이 늘어나면 해당 비율은 낮아지기 때문에, 이 약정을 지키려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대출을 직접 상환하거나 주주의 출자금을 늘려야 한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 지분은 롯데지주가 60.7%, 일본 롯데홀딩스가 20.1%, 호텔롯데가 19.1% 보유하고 있다.
다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별도 기준 1498억원의 영업손실과 1523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자체 영업만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기 어렵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1323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현금창출원이 돼야 할 송도 1공장의 대규모 상업 생산 계약도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았다.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6월 "올해 연말까지 송도 1공장을 활용할 대규모 계약 1~2건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8월 현재까지도 계약 체결 사실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주주사인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일본 롯데홀딩스의 출자금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계약에 따라 출자금 대비 차입금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실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대출 실행액이 급증하는 동안 유상증자가 이어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말 5500억원의 대출을 실행했고, 올해 1분기 말 8300억원까지 늘렸다. 비슷한 시기인 올해 4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1501억원을 조달했고, 지난 달에도 다시 2553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는 8월 19일 이후 롯데지주의 누적 출자액은 8831억3600만원, 호텔롯데는 2917억800만원, 일본 롯데홀딩스는 2967억5600만원이 된다.
이뿐 아니다. 롯데지주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대출 상환 재원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부족한 자금을 보충하기로 대주단과 약정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자체 자금으로 채무를 갚지 못하면 최대주주인 롯데지주가 부족분을 메워야 하는 것이다. 대상은 대출 원금과 이자, 수수료 등 관련 채무 전액이다.
하지만 롯데지주와 호텔롯데의 자체 재무 부담도 큰 상황이라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지원이 장기화하면 각 회사의 자금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롯데지주의 총차입금은 3조7195억원, 호텔롯데의 총차입금은 5조5072억원을 기록했다. 호텔롯데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근 알짜 계열사인 롯데렌탈 지분까지 매각했는데도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에는 계속해서 참여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송도 공장의 수주와 가동률을 조기에 확보하지 못할 경우 계열사들의 지원 부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구체적인 약정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최근 유상증자가 재무약정 충족을 위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차입금 증가로 약정 비율이 하락하면 회사는 차입금을 줄이거나 주주 출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업현금 창출이 지연될수록 최대주주인 롯데지주의 지원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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