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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JM그룹 회장 "남도 K-푸드, R&D부터 수출까지 연결해야"
최동환 기자
2026.08.14 11:36:27
아시아한상 베트남총연합회장…"광주전남 기업들, 현지화와 한상 네트워크 활용해야”
김정민 아시아한상 베트남총연합회장(JM그룹 회장)이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딜사이트경제TV와 인터뷰를 갖고 베트남 시장 진출 전략과 광주·전남 K-푸드의 아시아 시장 확대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동환 기자)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먼저 그 나라의 문화를 인정해야 합니다. ‘틀렸다’가 아니라 ‘다르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현지 직원도, 시장도 움직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최동환 기자] 베트남에서 16년째 사업을 일구며 한국산 홍삼을 현지 시장에 알린 김정민(50) 아시아한상 베트남총연합회장(JM그룹 회장)은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3층에서 딜사이트경제TV와 인터뷰를 갖고 광주·전남 기업들의 베트남 및 아시아 시장 진출 전략으로 ‘현지화’와 ‘연결’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2009년 베트남에 한국산 홍삼을 처음 선보일 당시 현지에서 생소했던 홍삼을 알리기 위해 학교와 기업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시장을 개척했다. 현재 JM그룹은 정관장 등 한국 브랜드를 베트남에 수입·유통하는 한편 자체 브랜드 건강기능식품과 의료기기 등을 생산해 현지에 공급하고 있다.


그는 아시아한상 베트남총연합회장으로서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광주·전남 기업들이 현지 한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지역 농수산물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단순한 수출 지원을 넘어 현지 콜드체인 등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연구개발(R&D)부터 생산·유통·수출까지 연결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회장은 올해 11월 예정된 호찌민한인회장 선거에도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16년 전 아무 연고도 없이 베트남에 정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한인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다음은 일문일답.


아시아한상 베트남총연합회와 JM그룹을 소개한다면.


‘한상’은 한민족 혈통을 가지고 해외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중국에 화상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한상이 있다.


아시아한상 베트남총연합회는 베트남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한상들의 비즈니스 교류 조직이다. 현재 450여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회원사 간 비즈니스 협력뿐 아니라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서로 돕고, 해외에서 지치고 힘들 때 함께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JM그룹은 내가 16년 전 베트남에서 설립한 외국인투자기업이다. 한국의 좋은 브랜드를 베트남에 수입·유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관장을 공식 수입해 베트남 전역에 공급하고 있다.


또 JM 자체 브랜드를 통해 한국에서 건강기능식품 등을 생산하고 베트남으로 수입해 현지 유통까지 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를 다루는 기업인 만큼 경영철학은 ‘한 사람의 생명은 천하보다 귀하다’는 것이다. 제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모든 과정에서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베트남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16년 전 처음 베트남을 여행했을 때 호찌민 상공에서 바라본 야경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단순히 멋있다는 느낌을 넘어 심장이 뛸 정도로 설렜다.


다음 날 시내에 나가 보니 젊은 사람들이 엄청난 에너지로 움직이고 있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는 젊은 사람들을 보면서 ‘이런 역동적인 나라에서 무엇인가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대 초반부터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한때 부도를 겪으며 어려운 시기도 보냈다.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베트남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게 됐다.


한국에서 이미 해봤던 것과 한국에서는 하기 어려웠던 것들을 베트남에서 새롭게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2009년 당시 생소했던 홍삼 시장을 어떻게 개척했나.


정말 발로 뛰었다. 당시 베트남 사람들은 인삼은 알고 있었지만 홍삼은 잘 몰랐다. 처음 마켓과 쇼핑몰에서 홍삼을 판매했는데 제품 자체를 모르니 팔리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홍삼을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베트남 직원을 뽑아 홍삼 교육부터 시켰다. 이후 통역 직원들과 팀을 만들어 학교를 찾아갔다.


교장 선생께 부탁해 점심시간 20분 정도를 활용해 교사들에게 홍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사람이 먹는지 등을 설명했다. 한국 음식으로 만든 도시락도 함께 제공했다.


한 학교에서 시작한 설명회가 다른 학교로 확산됐고, 결국 여러 팀을 꾸려 베트남 전역을 다니게 됐다. 처음에는 제품을 파는 것보다 홍삼을 알리는 일이 먼저였다. 시장이 없으면 시장을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베트남에 안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전략은.


현지화다. 한국에서 직원을 데려가 무조건 한국 방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 직원들을 하나하나 가르치고 성장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들이 팀장이 되고 센터장이 되고 CEO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미 현지에 정착한 파트너를 찾는 것이다. 베트남 시장은 한국과 문화와 제도가 다르다. 혼자 부딪치는 것보다 현지에서 수년, 수십 년 사업한 한상들과 협력하면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현지화 철학을 강조하는 이유는.


한국 기업이 해외에 나가 가장 먼저 버려야 할 생각 중 하나가 ‘한국 방식이 무조건 맞다’는 생각이다.


한국 직원과 베트남 직원은 살아온 환경과 문화가 다르다. 그런데 한국 기업이 ‘너희가 틀렸다’고 하면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다. 나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대화하고 서로 다른 부분을 맞춰가야 한다.


처음에는 나도 한국 직원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한국 직원은 팀장, 베트남 직원은 그 밑에서 일하는 구조였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베트남 직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은 직원 200여명 가운데 한국 직원이 없다. 팀장도 베트남 사람이고 센터장도 베트남 사람이다. 그러자 직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현지 직원이 성장해서 팀장이 되고, 센터장이 되고, CEO가 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현지화라고 생각한다.


베트남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 제품 분야는.


베트남에서 대한민국은 자신들보다 선진국이고 기술력이 뛰어난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다.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 높다.


특히 지금 베트남은 먹고사는 문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건강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본다.


그래서 헬스케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건강기능식품과 의료기기, 화장품, 의료·병원 서비스 등이 유망하다.


K-컬처를 좋아하는 흐름 속에서 한국의 헬스케어와 의료 수준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점은 상당한 기회다.


코로나19 당시 직원들이 회사를 지켜낸 일화가 인상적이다. 가장 크게 얻은 경영의 교훈은.


직원들이 스스로 회사를 지켰다는 점이다. 베트남의 코로나19 봉쇄는 굉장히 강했다. 아파트에서 확진자가 한 명만 나와도 건물 전체가 폐쇄되고 외출도 어려웠다.


그런데 코로나 직전에 약국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해 1호점을 열어놓은 상태였다. 약국과 병원 차량은 이동이 가능했기 때문에 홍삼을 배달할 수 있었다.


문제는 직원들이 출퇴근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회사에서 먹고 자면서 제품을 배달했다. 그렇게 약 3개월을 버텼다. 급여를 받지 않고 일한 직원들도 있었다.


왜 직원들이 그렇게까지 했을까 생각해보면 결국 평소에 함께했기 때문이다. 내가 직원들에게 뛰라고만 한 게 아니라 나도 같이 뛰었다. 어려울 때 같이 힘들어하고, 끊임없이 대화했다. 


그 과정에서 가족 같은 관계가 만들어졌고, 회사가 어려울 때 직원들도 ‘내가 희생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의 JM그룹이 있는 것은 직원들의 헌신 덕분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K-푸드·농특산물 수출 확대 전략을 어떻게 평가하나.


베트남 소비자들은 K-푸드를 좋아한다. 특히 한국 과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남과 광주에는 나주 배를 비롯해 경쟁력 있는 농산물이 많다.


다만 어떤 품목 하나를 정해 무조건 수출하는 방식보다는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어떤 제품이 현지에서 잘 팔리는지 찾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베트남에는 마켓과 식당, 식자재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상들이 있다. 이들과 함께 제품을 현지 시장에 연결하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농특산물의 현지 안착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물류다. 농산물은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에 생산지에서 소비자까지 빠르게 전달해야 한다. 특히 과일은 냉장·냉동 물류와 콜드체인이 필수다.


냉장·냉동창고뿐 아니라 냉장·냉동 차량까지 갖춰져야 한다. 과거 논산 딸기를 베트남에 수출한 경험이 있다. 수출 계약을 하고 물류비 지원도 받았지만 실제 운송 과정에서 상당량의 딸기가 훼손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수출이 어렵다. 단순히 ‘수출해 달라’고 지원할 것이 아니라 베트남 현지에서 소비자에게 제품이 전달될 때까지 책임질 수 있는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다른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런 물류 인프라에 먼저 투자한다면 지역 농산물 수출이 훨씬 확대될 수 있다.


광주·전남 지자체와 대학, 기업이 함께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을 제안한다면.


R&D에서 끝나지 않고 수출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특허를 내는 사례가 많다. 그런데 제품을 개발한 뒤 실제 생산과 판매, 수출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R&D-생산-유통-수출’이 연결되는 삼각형 모델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 동신대학교 산학협력단에 JM그룹의 기업부설연구소 형태로 참여하고, 교수진과 함께 전남·광주의 농수산물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개발에는 R&D 지원이 필요하고, 제품이 완성되면 지역 기업이 생산을 맡고 JM그룹이 베트남의 유통망을 활용해 수출하는 구조다.


JM그룹은 베트남에 450여개 판매망을 갖고 있다. 제품 하나를 개발해 이 판매망에 연결하면 국내에서 개발한 제품을 실제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다.


이 모델이 성공하면 베트남을 넘어 아시아 24개국 한상 네트워크와 연계해 수출을 확대할 수도 있다.


아시아한상 네트워크가 한국 기업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굉장히 중요하다. 한상 회원들은 이미 현지에 정착해 수년, 수십 년 동안 사업을 해왔다. 현지 법과 문화, 소비자 특성, 유통망을 직접 경험했다.


한국 기업이 혼자 해외에 나가 시행착오를 겪는 것보다 현지에서 이미 자리 잡은 한상과 협력한다면 훨씬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


아시아한상 베트남총연합회에는 450여개 회원사가 있다. 이 네트워크가 광주·전남 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돕는 실질적인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광주·전남에서 아시아 한상대회를 개최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3년 전 논산에서 아시아 한상대회를 개최했을 때 23개국 한상과 현지 바이어들을 초청했다. 지역 기업과 농가의 제품을 직접 보고 수출 상담을 진행했고 실제 계약으로도 이어졌다.


광주·전남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광주뿐 아니라 여수, 순천, 나주 등 지역별 특화산업과 연계해 대회를 열 수 있다. 지역 기업들이 해외 바이어를 직접 만나 제품을 보여주고 상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기회이다.


특히 해외에서 직접 바이어들이 찾아온다는 것은 이미 관심이 있는 기업들이 온다는 의미이다. 지역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호찌민한인회장 선거 도전 계획도 있나.


올해 11월 호찌민한인회장 선거가 예정돼 있다. 아직 공식 선거관리위원회가 출범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도전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가 베트남한상총연합회장을 3년째, 4년 차 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그 일을 해서 밥이 나오느냐, 떡이 나오느냐’고 묻는다. 자기 돈과 시간을 써가며 왜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봉사라고 생각한다. 16년 전 베트남에 처음 왔을 때 아무것도 몰랐고 아는 사람도 없었다. 누구에게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지금은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고 자리 잡았으니 이제 처음 오는 한인들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호찌민에는 10만명 이상의 한인이 있다. 그들을 대변하고 어려울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또 한 번 봉사의 길을 걸어보고 싶다.


해외 진출을 꿈꾸는 청년과 중소기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일단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준비 없이 무작정 나가서는 안 된다. 내가 권하고 싶은 방법은 한 달 정도 그 나라에서 직접 살아보는 것이다.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보고 ‘내가 여기에서 무엇을 하면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는 것이다. 한 달 동안 경험한 뒤에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과감하게 시작해야 한다.


나도 16년 전 베트남에서 시작했다. 내가 한국에 계속 있었다면 한국에서 이루지 못했을 꿈이 베트남에서는 가능했다. 한국에서 정관장 대리점을 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런데 베트남에서는 정관장을 베트남 전역에 유통하는 기회를 얻었다. 지금은 베트남을 넘어 태국과 필리핀, 방글라데시 시장까지 준비하고 있다.


청년들이 해외 진출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해외에는 새로운 삶과 새로운 기회가 있다. 준비하고 도전한다면 생각하지 못했던 길이 열릴 수 있다. 


고향 광주·전남 지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외에 나가 살아보면 고향에 대한 마음이 더 커진다. 지금 여러분이 살고 있는 광주는 해외에 나가 있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따뜻하고 항상 생각나는 곳이다.


해외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고향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서로에게 조금 더 따뜻한 마음을 가져줬으면 한다.


나 역시 베트남 현지에서 광주·전남의 좋은 제품들이 베트남과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남도의 좋은 농수산물과 기업 제품이 베트남을 넘어 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현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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