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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거치면 부실화…감자·유증 데자뷰
최태호 기자
2026.08.10 09:52:42
③ 남궁견 회장 지배구조 편입기업들, 속속 상폐위기…휴마시스·빌리언스·경남제약 닮은꼴
이 기사는 2026년 8월 7일 7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타지 프로덕션 포트폴리오. (출처=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판타지오가 남궁견 회장의 품으로 들어간 뒤 주가가 급락하며 상장폐지 위기를 맞았다. 앞서 남궁 회장 지배구조 산하 다른 기업들과 닮은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남궁 회장은 과거 수차례나 경영권을 인수한 기업의 자금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기존 주주들의 피해가 커졌다. 특히 본업과 무관한 사업에 투자하면서 막대한 자금이 허공에 사라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7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판타지오의 전날 주가(수정주가 기준)는 지난 2021년 고점 대비 90% 이상 빠졌다. 당초 700억~800억원 수준이었던 시가총액 역시 최근 200억원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어 상장폐지 위기도 가시화됐다. 올해 7월부터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이 200억원으로 상향됐기 때문이다.


판타지오는 지난 2021년 2월 최대주주가 미래아이앤지로 변경됐으며, 같은해 11월 미래아이앤지는 엑스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올해 5월에는 판타지오의 최대주주가 미래아이앤지에서 엑스로 변경됐다. 판타지오가 2021년부터 엑스의 지배를 받아온 셈인데, 엑스는 남궁견 회장의 지배를 받는 곳이다. 달리 말해 남궁견 회장 지배하에 들어온 이후 주가가 급락하고 상장폐지 위기까지 이어진 모습이다.

지배구조가 변경된 이후 실적도 계속 부진한 상태다. 판타지오는 지난 2022 사업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부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된 후 3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사업연도 3분기(2025년 7월~2026년 3월) 누적 영업손실도 47억원으로 전년 동기 28억원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남궁 회장은 코스닥 시장에서 무자본 M&A(인수합병)를 여러 차례 진행한 기업사냥꾼으로 잘알려져 있다. 자기자금 대신 인수한 기업의 자금으로 또다른 기업을 인수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무상감자와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해 기존 주주들의 피해가 컸다.


지난 2023년 남궁 회장의 지배 하에 들어간 휴마시스 역시 유휴자금 480억원을 활용해 빌리언스(구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바 있다. 빌리언스는 배우 및 가수 등 아티스트들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체외진단 분야 바이오 기업인 휴마시스와는 사업영역이 전혀 다르다.


휴마시스는 지배구조 변경 후 정관상 사업목적에 광물생산업, 2차전지 소재 제조, 광물자원개발 판매업 등을 추가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도 관련 사업은 미영위 상태로 기재됐다.


휴마시스는 최대주주 변경 당시 코로나19 진단키트로 팬데믹 기간 동안 매년 1000억~2000억원 상당의 현금을 벌어들인 상태였다. 이에 시장에선 막대한 유휴자금을 본업과 무관한 영역에 투자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휴마시스 진단키드 (출처=휴마시스 홈페이지)

휴마시스를 통해 남궁 회장의 지배구조하에 편입된 빌리언스 역시 현재 시가총액이 300억원 미만으로 지속적인 상장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부터 강화되는 당국의 상장유지 기준(시가총액 300억원 이상)에 못 미친다. 빌리언스는 주요 자회사로 경남제약을 두고 있는데, 경남제약 역시 시가총액이 최근 300억원 내외를 오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최대주주 변경 후 무상감자와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공통점이 있다. 경남제약의 경우 지난 2024년 자본금을 5분의1로 감소시키는 무상감자를 진행했다. 이후 유상증자를 진행, 기존 발행주식수(3559만주)와 비슷한 3500만주의 신주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발행했다.


빌리언스 역시 지난해 자본금을 5분의1로 줄이는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이후 기존 발행주식수(4066만주)와 비슷한 40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한 바 있다. 지배력을 확보한 후 감자로 주주몫인 자본금을 감소시키고, 이후 유상증자로 기존주주의 주식을 희석시키는 형태의 결정이 반복된 것이다.


판타지오에서도 이들 기업과 비슷한 패턴이 확인된다. 판타지오는 지배구조 변경 이후 2차례 무상감자를 진행했다. 2021년에는 자본금을 기존의 10분의1로 줄였으며, 올해에도 자본금을 5분의1로 줄였다.


1차 무상감자를 진행 한 이후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있었고, 마찬가지로 기존 발행주식총수(1억1778만주)와 비슷한 1억1200만주의 신주가 발행됐다. 2차 무상감자가 완료된 이후 올해 7월에도 기존 발행주식수(1246만주)와 비슷한 1000만주의 신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증자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유상증자의 경우 금융당국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판타지오도 본업과 무관한 영역에 자금을 투입한 이력이 있다. 지난 2021년 미래아이앤지와 함께 케이앤티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에 출자, 코스닥 상장사인 케이바이오랩스에 투자했다. 케이바이오랩스는 바이오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 인수 이후 감자와 유증,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동일한 패턴이 반복적으로 관측된다는 건 우연한 재무상황이 아니라 정형화된 사업모델임을 시사한다"며 "본업과 무관한 신사업에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투입하고 재무구조를 재편하는 흐름이 반복되며, 그 비용이 소액주주 지분가치 하락으로 전가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판타지오는 특정 지배주주의 결정과 무상감자 및 유상증자 결정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판타지오 관계자는 "판타지오는 상장회사로서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남궁견 회장에 대해서는 "남궁견 회장은 부실기업을 정상화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해온 사례가 있을 뿐, 기업을 의도적으로 부실화했다는 취지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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