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8월 5일 8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장용석 기자] 중국 기업이 업계의 예상을 깨고 반도체 필수 장비인 노광장비 양산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는 당장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대세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보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상당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지속해나간다는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21% 오른 24만원, SK하이닉스는 0.64% 오른 157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9일 장중 최고가(35만4500원)를 기록한 이후 10만 원 이상 하락한 수준에서 횡보를 지속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25일 장중 최고가(298만7000원)를 기록한 뒤 140만 원 넘게 밀린 가격에서 거래되는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은 두 회사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하반기에도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것과 상반되는 양상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향후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소재 국영기업 아이성나가 액침형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양산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시장 불안감을 부추기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노광장비는 반도체의 원재료인 웨이퍼에 빛을 정밀하게 제어해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핵심 기기다. 네덜란드 ASML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해당 장비를 독점 공급해 왔다.
그동안 업계는 미국의 제재로 ASML이 최첨단 극자외선(EUV)과 최상급 DUV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되면서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이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독자 기술로 DUV 양산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자체 기술로 노광장비를 양산했다는 점 자체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선두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가 여전해 당장 시장 전체를 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대표 메모리 기업 창신메모리(CXMT)의 추격도 거세다. CXMT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DDR5를 생산하고 있다. 32Gb 다이를 기반으로 DDR5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비 다소 떨어지는 24Gb 다이를 기준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입지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CXMT의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7%로 삼성전자(39%), SK하이닉스(26%), 마이크론(25%)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CXMT의 생산 능력 확대 움직임도 불안요소다. CXMT는 본사가 위치한 안후이성 허페이와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 이좡 지역에 신규 12인치 공장 건설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공장이 가동되면 CXMT의 D램 생산 능력은 기존 30만장에서 두 배 수준인 60만장까지 급증한다.
생산력 확대는 글로벌 D램 시장의 공급 부족(쇼티지)을 완화하는 동시에 D램 단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D램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술력 추격도 만만치 않다. CXMT는 올해 8세대 저전력 메모리인 LPDDR6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산 목표 시점과 겹친다.
다만 범용 D램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더라도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운 국내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CXMT의 고대역폭메모리 기술은 여전히 4세대(HBM3)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6세대(HBM4) 개발과 양산을 넘어 7세대(HBM4E)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며 압도적인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HBM4 매출이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차세대 HBM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지속해서 가져가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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