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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은 재활용, 작은 IPA… '먹거리 실종'
장예슬 기자
2026.08.06 08:00:28
➃1.8조 ARC 멈추고 유럽 사업도 철회…고순도 IPA 매출은 전체 0.03% 그쳐
이 기사는 2026년 8월 5일 15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지오센트릭 5개년 실적 현황.

[딜사이트경제TV 장예슬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이 석유화학 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추진했던 신사업들이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성장동력 부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은 SK그룹 리밸런싱 과정에서 사실상 중단됐고, 새 먹거리로 내세운 고순도 IPA(반도체용 세정제) 사업은 아직 전체 매출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새로운 캐시카우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의 최근 5개년 실적을 보면 외형은 11~13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영업이익은 흑자와 적자를 반복했고 영업이익률도 대부분 1% 안팎에 머물렀다. 매출은 유지됐지만 사실상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실적 둔화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5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SK지오센트릭은 SK이노베이션의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에 맞춰 일부 NCC(나프타분해시설) 가동을 중단하며 사업 구조 전환에 착수했다. 2021년에는 일시적으로 213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반등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왼쪽 네 번째부터 오른쪽으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장수완 울산시 행정부시장, 요코타 히로시 도쿠야마 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에서 열린 고순도 IPA 생산공장 기공식서 첫 삽을 뜨고 있다. (제공=SK이노베이션)

2022년 이후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과잉이 심화됐고, 제품 스프레드가 급격히 축소됐다. 본업의 수익성이 무너지면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던 친환경 사업도 잇따라 차질을 빚었다.

대표 사례가 울산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 프로젝트다. SK지오센트릭은 2023년 말 착공한 뒤 지난해 준공, 올해 상업 가동을 목표로 1조8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공사비 급등과 투자 환경 악화로 핵심 파트너였던 미국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PureCycle Technologies)가 투자를 철회하면서 합작법인이 해산됐고, 사업도 사실상 멈춰 섰다.


여기에 SK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프랑스에서 추진하던 연간 7만톤 규모의 유럽 재활용 공장 프로젝트도 중단됐다. 그룹이 수익성이 낮은 투자와 대규모 자본집행을 재검토하면서 친환경 전환 전략 역시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이다.


ARC 프로젝트가 멈춘 이후 사실상 유일하게 사업화에 성공한 신사업은 고순도 IPA다. 고순도 IPA는 반도체 웨이퍼와 디스플레이 세정 공정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소재로, SK지오센트릭은 일본 도쿠야마와 50대50 합작법인 에스티에이씨(STAC)를 설립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아직 실적 기여도는 미미하다. 지난해 고순도 IPA 매출은 38억4000만원으로 전체 매출 11조5014억원의 0.03% 수준에 불과하다. 신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의미 있는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기존 석유화학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조원 규모의 매출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기존 사업의 이익창출력도 계속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일시적인 제품 가격 상승 효과는 점차 소멸하는 반면 고유가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 회복은 더디다. 중국의 증설 물량도 여전히 시장을 압박하면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수익성 개선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용평가사들이 SK지오센트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단순히 단기 실적 부진이 아니라, 본업의 경쟁력 약화와 신사업 지연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중장기 성장동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결국 '포스트 NCC' 전략이 사실상 공백 상태라는 점을 가장 큰 리스크로 꼽는다. 재활용 사업은 멈췄고, 고순도 IPA는 아직 규모가 작다.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재무 부담을 줄이더라도 이를 대체할 성장축이 마련되지 않으면 외형과 수익성 모두 장기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고순도 IPA의 연간 판매 목표는 3만톤으로 현재 매출 규모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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