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박수현 기자] 삼남인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사장이 오는 2030년 까지 4조7000억원을 테크와 라이프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자본 조달·투자 플랜이 나오지 않으면서 사업 전망이 의문시 되고 있다. 김 사장이 이끄는 주요 계열사들도 자체 투자와 차입 부담을 안고 있어 투자재원을 마련해 사업을 현실화 하는 것이 3형제 분할 후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화M&S는 지난 1일 ㈜한화에서 인적분할해 출범한 테크·라이프 부문의 신설 지주회사다. 한화비전·한화세미텍·한화모멘텀·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 라이프 계열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 사장은 한화M&S에서 미래전략총괄을 맡았다.
분할 당시 ㈜한화가 제시한 사업 방향은 테크 계열사의 인공지능(AI)·로봇·자동화 기술을 유통·호텔·식음료(F&B)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한화는 지난 1월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하며 스마트 F&B와 스마트 호스피탈리티, 스마트 로지스틱스를 신설 지주의 주요 사업 영역으로 제시했다.
스마트 F&B는 식자재 생산·유통과 주방·매장 운영을 데이터와 AI, 로봇으로 연결해 자동화하는 사업이다. 스마트 호스피탈리티는 호텔과 백화점 운영에 AI 카메라와 서비스로봇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스마트 로지스틱스는 식자재 물류와 냉장창고, 배송 과정을 자동화해 콜드체인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한화비전의 AI 카메라를 아워홈 사업장에 설치해 화재와 안전사고를 감지하거나 식자재 이동 과정과 유통기한을 관리하는 방식이 협업 사례로 거론된다. 갤러리아에서는 고객 동선과 매장 혼잡도를 분석하고, 호텔에서는 침입과 도난 등 보안 위험과 고객의 이상 행동을 감지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화M&S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설비투자 2조1000억원, 연구개발(R&D) 2조원, 인수합병(M&A) 6000억원 등 총 4조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로 한화M&S 산하 계열사들은 2030년까지 연평균 30%, 총매출 14조원 규모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연도별로는 올해 900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2027년 1조원, 2028년 8000억원, 2029년 1조2000억원, 2030년 8000억원을 투입한다. 설비투자 금액은 갤러리아 명품관 재건축과 신규 출점·리뉴얼 등에 사용된다. R&D 투자액은 한화비전의 AI·클라우드 기술과 반도체 장비, 한화모멘텀의 이차전지 장비,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물류로봇 개발 등에 쓰인다.
다만 아직까지 각 계열사가 부담할 금액과 신규 사업에 실제로 투입될 자금의 조달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계열사의 영업현금흐름과 차입, 지주사 출자 등을 어떤 비중으로 활용할지도 구체화되지 않았다. 4조7000억원은 한화M&S 산하 계열사들의 투자 규모를 합산한 금액인 만큼 실제 조달 금액은 사업별로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투자를 집행할 주요 계열사의 재무 여력도 넉넉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한화M&S의 핵심 수익원으로 꼽히는 한화비전의 올해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9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과 사채는 4578억원으로 28.3% 증가했다. 순차입금 비율은 37.9%로 전년 동기보다 11.4%p 상승했다.
한화갤러리아도 대규모 부동산 개발 등을 앞두고 차입 부담이 늘어났다.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12억원에 그친 반면 단기·장기차입금과 사채를 합한 금액은 314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72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2027년부터 2033년까지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에 9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어서 추가적인 자금 소요가 예상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역시 아워홈 인수 이후 재무 부담이 커졌다. 올해 1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446억원이다. 반면 단기·장기차입금과 사채는 총 1조2471억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사채는 5535억원이었다. 여기에 회사는 2027년 5월까지 아워홈 지분 8%를 1187억원에 추가로 매입하기로 계약해 자금 부담도 남아 있다.
다만 한화M&S 자체의 차입 여력은 비교적 충분하다. 분할 전 제시된 별도 재무상태를 기준으로 한화M&S의 부채는 약 200억원, 자본은 약 860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9%에 불과하다. 낮은 부채비율을 활용하면 금융권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을 통해 대부분의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테크와 라이프 부문의 협업 모델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계열사별 투자 우선순위와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가 먼저 확대될 경우 계열사의 차입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화M&S 관계자는 “조직 구성과 사업별 투자 규모, 재원 조달 방안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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