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7월 16일 14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성우창 기자] 코스닥 상장사 티엘비(TLB)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시설투자를 위한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주가하락으로 인해 조달자금 규모가 반토막 나면서 이후 추가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자금조달 규모가 줄면서 베트남 제2공장 설립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리한 추가 차입에 나설 경우,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엘비는 최근 133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앞선 구주주 청약 이후 발생한 실권주는 이후 일반공모 청약을 통해 모두 소화했다.
발행예정주식수 207만3000주 전량이 무사히 소화됐다. 문제는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가 줄었다는 사실이다.
이번 유상증자의 발행가액은 최초 8만9400원이었지만, 이후 티엘비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6만4200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총 공모 금액은 당초 회사 측이 기대했던 1853억원에서 1331억원으로 28.19% 가량 축소됐다.
조달자금이 줄면서 티엘비의 미래 성장 동력인 베트남 제2공장 설립 프로젝트가 타격을 입게 됐다.
티엘비는 베트남 현지 신공장 건설 및 설비 도입에 총 2000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유상증자 공모 자금으로 투자금 대부분을 충당할 계획이었다. 회사는 향후 부족분만 자체 현금 및 차입으로 해결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공모 자금조달 규모가 1331억원으로 대폭 줄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티엘비가 직접 조달해야 하는 부족분이 147억원에서 669억원으로 늘어났기 때문. 회사가 짊어져야 할 재무적 부담이 당초 계획보다 약 4.5배 증가한 것이다.
티엘비의 현재 재무 체력은 이 같은 대규모 자금 조달 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 1분기 기준 티엘비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43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 유동성장기차입금, 단기리스부채가 총합 767억원에 달한다. 보유 현금보다 단기에 갚아야 할 빚이 5.35배 많다는 의미다.
유동성 지표도 한계선 아래로 추락했다. 지난 2021년 194.3%에 달하던 유동비율은 2025년 100.7%, 2026년 1분기 95.3%까지 추가 하락했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는 위험수준에 들어선 것이다. 티엘비 역시 공시를 통해 "단기적으로 유동성 위험이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문제는 추가 차입도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티엘비는 이미 안산 공장 토지·건물과 베트남 공장 건물·기계장치 등을 국내외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해 담보 설정 총액이 957억원에 달한다. 담보 여력이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됐다는 의미다.
핵심 자산의 담보 여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부족 자금 669억원을 조달하려면 고금리 신용대출이나 사모사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티엘비는 이미 상당한 이자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 이자비용을 포함한 티엘비의 연간 금융비용은 2021년 3억원에서 2025년 26억원으로 급증했다. 2026년 1분기 기준 단기차입금 비중은 전체 차입금의 82.9%에 달해 금리 변동에도 취약한 구조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차입이 실행되면 이자 비용이 더 불어나 영업이익을 잠식하고 이자보상배율을 악화시킬 소지가 크다.
향후 베트남 공장 건설 계획을 두고도 잡음이 일고 있다. 티엘비는 이번 유상증자 조달 금액이 당초 계획 대비 약 28.19% 축소되자, 정정 공시를 통해 베트남 공장 건설을 위한 토지 및 건물 신축 비용, 생산 라인 설비 투자비를 모두 일괄적으로 '28.1875%'씩 기계적으로 감액 조정했다.
일반적으로 건설 공사나 고가 장비 도입 계약은 시공사 및 공급사와의 개별 협상을 통해 단가가 결정된다. 예산이 줄었다고 해서 토지 신축비부터 도금·적층 라인 설비 등 성격이 전혀 다른 모든 항목의 지출이 동시에 감소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티엘비의 베트남 공장 계획 공시에 대한 신뢰성에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공시 항목 곳곳에서 오기재가 발견되는 등 허술한 공시관리도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 최종 확정 발행가액 산정을 위한 '가격 산정표' 상단에 기산일 연도를 2026년이 아닌 2년 전인 '2024년'으로 잘못 기재했는가 하면, 이미 만기가 한두 달 이상 지난 수백억원 규모의 차입금 정보를 정정하지 않고 여전히 '미래의 예정 계획'인 것처럼 방치했다. 유상증자 공시 과정에서 기본적인 사실 확인이나 사후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수천억원대 자금을 조달하는 코스닥 상장사가 기본적인 가격 산정 기산일을 오기하고 만기 경과 차입금의 처리 결과조차 제때 반영하지 않은 채 정정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시장에서는 사측의 공시 통제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한 회사 입장 및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티엘비 측에 문의했으나,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공시 문서 내 오류 및 허위 기재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위해선 다양한 사실관계 등을 종합해서 고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단순 오타는 허위 공시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시 내용의 거짓 여부를 판단할 때는 단순히 단어 하나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자의 진술 경위서와 제출된 서류, 전후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충분히 허위로 추정 가능할 경우 심의를 요청하게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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