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박세현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저수익 프로젝트 준공과 원가 부담 완화에 힘입어 수익성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재무 부담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년 이상 회수하지 못한 공사미수금이 7조원을 넘어서면서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건설사 유동성을 압박하는 핵심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1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 11곳의 올해 1분기 합산 EBIT(상각전영업이익) 마진은 5.2%로 지난해 같은 기간(3.4%)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2021~2022년 공사비 급등기에 착공한 저수익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준공되면서 원가 부담이 완화된 영향이다.
분석 대상은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GS건설, 대우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KCC건설, 코오롱글로벌, HL디앤아이한라다. SK에코플랜트와 KCC건설은 별도 기준, 나머지 회사는 연결 기준으로 집계했다.
문제는 수익성 개선이 현금창출력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준공 현장의 공사미수금 회수가 늦어지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커졌고, 결국 차입 확대를 통해 자금을 메우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건설사의 합산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11조원에서 올해 3월 말 14조원으로 3조원 늘었다. 주요 건설사들은 2022년 이후 잉여현금흐름(FCF)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조5000억원 규모의 FCF 적자를 기록했지만 투자자산 매각 등을 통해 순차입금 증가를 억제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공사대금 회수 지연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차입 부담이 다시 확대됐다.
공사미수금의 질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주요 건설사 10곳의 경과기간 1년 초과 공사미수금은 2022년 말 2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7000억원으로 불어난 데 이어 올해 3월 말에는 7조2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대손충당금을 제외한 순공사미수금 기준이다.
장기 공사미수금 증가는 지방 아파트와 오피스텔, 생활숙박시설의 미분양·미입주 장기화, 상업시설 매각 지연, 발주처와의 공사비 증액 협상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지방 아파트 입주율은 2023년 이후 80%를 밑돌고 있으며 올해 4월에는 50.1%까지 떨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미분양과 미입주 장기화는 담보 자산가치 하락과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져 발주처의 자금조달 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며 "공사미수금 회수 기간이 길어질수록 회수 가능성은 낮아지고 대손상각비 등 비경상적 손실 부담도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업 기반 축소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건설기성액은 2023년 176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143조9000억원으로 감소했고, 건축착공면적도 2023년 이후 연간 1억㎡를 밑돌고 있다. 올해 1분기 착공면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9.6% 감소했다.
건설수주는 지난해 205조원으로 회복됐지만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높은 공사비와 사업성 저하로 실제 착공 전환이 지연되면서 지역별 양극화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수도권 중심의 수주 회복만으로는 지방 부동산 침체 영향을 상쇄하기 어렵다"며 "지역별 사업환경 격차가 건설사 실적과 신용도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대우건설과 흥화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태왕이앤씨의 장기신용등급도 'B+/부정적'에서 'B/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 미분양 누적과 해외 프로젝트 추가 원가, 매출채권 및 대여금 대손 발생 등으로 재무여력이 악화된 점이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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