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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 지원하며 AI 기반 확보…리벨리온에 공들이는 이유
정지은 기자
2026.06.10 09:00:21
리벨리온, AI 추론용 NPU 설계 기업…금융 AI 서비스 구동 기반으로 주목
이 기사는 2026년 6월 10일 07시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7일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진행된 리벨리온과 KB금융그룹의 '차세대 AI·금융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과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공=KB금융그룹)

[딜사이트경제TV 정지은 기자] KB금융그룹이 금융 AI 인프라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권의 AI 활용 영역이 단순 챗봇을 넘어 여신심사, 자산관리, AI 에이전트 등 핵심 업무로 확장됨에 따라, 자체적인 AI 인프라 통제권과 연산 효율성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KB금융은 지난달 27일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차세대 AI·금융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리벨리온은 KB금융에 국산 AI 반도체 기반 추론 인프라와 금융서비스 구축에 필요한 기술·제품을 제공하고, KB금융은 리벨리온에 사업 운영과 자금조달, 임직원 관련 금융서비스를 지원한다.


리벨리온은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설계에 집중하는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리벨리온이 주력하는 분야는 AI 연산에 특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다. 특히 학습된 AI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서 돌리는 추론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가 고객 질문에 답하거나 내부 데이터를 분석할 때 필요한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2020년 설립된 리벨리온은 초기부터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개발해왔다. 특히 추론 특화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주요 제품으로 두고 있으며, 지난해 사피온코리아와 합병했다. SK, 삼성, KT, ARM, 마벨 등도 주요 전략적 투자자로 언급된다. 정부와 금융권이 동시에 리벨리온을 주목하는 것은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보기 드문 양산·상용화 경험과 성장성을 갖췄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박성현 리벨리온 CEO (제공=리벨리온)

특히 금융권은 망분리 및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엄격하기 때문에, 외부 퍼블릭 클라우드 의존도를 무한정 높이기 어렵다. 내부 통제가 가능한 자체 AI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리벨리온의 추론 특화 NPU는 엔비디아 GPU 대비 비용 효율성과 보안성 측면에서 대안으로 꼽힌다. KB국민은행이 추진 중인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및 자산관리·기업금융 AI 에이전트의 구동 기반으로 리벨리온의 인프라를 검토하는 이유다.


KB금융의 리벨리온 협력은 중장기적 SI(전략적 투자) 로드맵에 따라 진행돼 왔다. KB금융은 2022년 K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리벨리온의 시리즈A 투자에 참여하며 인연을 맺었다. 2023년에는 리벨리온을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KB스타터스로 선정했고, 이후 KB증권과 KB인베스트먼트가 리벨리온의 시리즈B·C와 상장 전 투자유치에도 참여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초기 투자, 스타트업 육성, 후속 투자로 이어진 관계가 AI 금융 인프라 협력으로 확장된 사례다.


이 때문에 이번 협약은 단순 재무적 투자보다 전략적 의미가 크다. KB금융은 이미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과 AI 에이전트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자산관리 ▲기업금융 ▲금융상담 ▲여신심사 등 주요 업무에 AI 에이전트가 적용되기 시작한 만큼, AI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기반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리벨리온과의 협력은 이런 흐름 속에서 국산 AI 반도체 기반의 금융 AI 인프라를 검토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다른 금융사도 리벨리온에 주목하고 있다. NH농협캐피탈은 지난 4월 국민성장펀드와 함께 리벨리온에 50억원을 투자했다. NH농협금융은 이를 생산적금융 활성화 프로젝트에 호응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다만 NH농협금융의 투자는 정책금융과 민간자본이 결합한 첨단산업 투자 성격이 강한 반면, KB금융은 리벨리온을 AI 인프라 파트너로 활용할 가능성에도 방점을 찍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리벨리온의 위상을 키우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를 열고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양산과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 사업에 2500억원의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직접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민간자금까지 포함한 전체 증자 규모는 6000억원이다. 정부는 리벨리온을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의 첫 직접투자 사례로 보고 있다.


'생산적금융' 명분에 디지털 전환 기반까지


KB금융 입장에서는 리벨리온 협력을 통해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첫 번째는 생산적 금융 차원의 첨단산업 지원이다. AI 반도체는 정부가 전략산업으로 키우는 분야인 만큼, 유망 기업의 성장을 금융이 뒷받침한다는 명분이 있다. 


또 하나의 기대 효과는 KB금융 자체의 AI 전환 기반 확보다. AI 에이전트가 늘어날수록 추론 연산 비용과 데이터 통제 부담도 커지는데, 국산 NPU 기반 인프라가 비용 효율과 내부통제 측면에서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성과는 검증이 필요하다. AI 반도체 시장은 아직 엔비디아 GPU 중심 생태계가 강하다. 국산 NPU가 금융권 대규모 업무에서 성능과 안정성, 소프트웨어 호환성, 비용 효율을 입증해야 한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특정 기술 기업과의 협력이 실제 업무 적용으로 이어지려면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보안 기준, 운영 안정성을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리벨리온은 창업 초기부터 KB금융과 함께 성장해 온 오랜 파트너로, 이번 협약은 양사의 동반 성장을 본격적인 AI 금융 사업 협력으로 발전시키는 의미가 있다"며 "리벨리온과의 협력을 기점으로 다양한 AI·테크 파트너들과 연계해 KB금융의 AI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AI 금융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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