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6월 5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전지윤 기자] "1000만원 목돈이 생긴다면 500만원만 먼저 투자하고 나머지는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할 '안전 마진'으로 현금 보유하세요. (종목) 분산도 중요하지만 투자 타이밍에 대한 분산인 '시간 분산'도 필요합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그룹장에게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처음인 이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돌아온 답이다. 특정 상품 추천을 기대했지만 그는 바로 투자의 본질을 꺼내들었다.
김 그룹장은 "오늘이 고점일지 저점일지 누가 알겠냐"면서 "투자 고려 대상이 저평가로 조정받으면 적립식 개념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 분산은 적립식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이고, 안전 마진은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월배당 ETF에 담긴 철학…"고객 눈높이서 솔루션 제공"
이런 투자 전략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자는 그의 원칙이 묻어난 결과다. 김 그룹장은 푸르덴셜증권 프라이빗뱅커(PB)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삼성자산운용을 거쳐 2021년 3월 신한자산운용에 합류했다. PB와 ETF 사업은 겉으로는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고객과 직접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닮아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ETF는 거래소 플랫폼을 통해서, PB는 센터 상담실에서 고객과 마주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직원들에게 고객의 눈높이에서 생각하자고 항상 말한다. 고객 입장이 돼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이해를 돕는 것이 운용사 역할"이라고 전했다.
SOL ETF 브랜드에도 이 같은 생각이 크게 반영됐다. SOL은 해결책을 뜻하는 '솔루션(Solution)'에서 따온 이름이다.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으로 ‘투자자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숨겨진 수요를 찾아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설정했다.
이 원칙이 먼저 드러난 상품은 2022년 6월 국내 최초로 상장된 월배당 상품 'SOL 미국S&P500 ETF'다.
매달 배당을 받기 위해 배당 기준월이 다른 분기 배당 ETF 세 종류에 직접 분산 투자하던 투자자의 경험이 상품 출시 배경이 됐다. 김 그룹장은 "월마다 배당을 받기 위해 투자자가 감수해야 했던 불편을 한 번에 해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표 흥행작인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역시 같은 원칙이 기반됐다. 기존 반도체 ETF는 규정상 고대역폭메모리(HBM) 대표 기업인 SK하이닉스를 30%만 담을 수 있었다. 신한자산운용은 이 지점에서 SK하이닉스를 더 편입하고 싶어 하는 투자자 수요를 확인했고, 지주회사인 SK스퀘어를 편입해 노출도를 높였다.
아울러 유리기판이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인공지능(AI) 성장의 수혜를 받는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을 커버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결과는 수익률로 드러났다. 해당 ETF의 지난달 29일 기준 1개월 수익률은 75.6%에 달한다. 타사 주요 AI 반도체 ETF와 비교하면 최근 1개월 수익률 격차는 최소 약 14%포인트에서 58%포인트 이상으로 나타났다.
"카피캣·수수료 경쟁, 장기 성장 저해"…레버리지엔 '경고'
국내 ETF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김 그룹장의 시선이 낙관에만 머문 것은 아니다. 그는 타 운용사 상품을 그대로 베끼는 '카피캣'과 업계 내 제 살 깎아먹기 식 '수수료 경쟁'에 대해선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이런 행태가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론 시장 성장에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그룹장은 "카피캣과 수수료 경쟁은 안타까운 현실이자 시장 성장 저해 요인"이라며 "특히 수수료 경쟁의 경우 단기적으로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자들이 더 혁신적인 상품과 솔루션을 접할 기회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시장 관심이 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신한자산운용도 관련 상품을 출시했지만,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기보다 보도자료 등을 통한 주의사항 당부에 더 무게를 뒀다는 설명이다.
김 그룹장은 "ETF의 장점은 아무리 압축된 포트폴리오라고 해도 개별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데 있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주식보다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말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위험을 정확히 인지하고 최대 일주일 내 초단기 트레이딩 목적으로만 활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식처럼 공들인 SOL…투자자에 이로운 브랜드 되길"
인터뷰 내내 그의 답변은 한 방향을 가리켰다. 단순히 잘 팔리는 상품에 집중하지 않고, 해당 상품이 어떤 투자자에게 어떤 목적으로 쓰여야 하는지 운용사가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SOL ETF를 바라보는 감정에도 묻어났다. ETF를 단순한 금융 상품으로 보기보다 마치 ‘자녀‘와 같이 봤다.
김 그룹장은 인터뷰 중 SOL ETF를 여러 차례 '아이(자녀)'에 빗댔다. 운용사 직원이 '원팀(One team)'이 돼 공들여 상품을 만들고 시장에 내놓는 과정은 늘 아이를 출산하는 것과 비슷한 기대, 설렘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확신만으로 자라지 않는다. 상품 역시 운용사의 확신만으로 커질 수 없다. 투자자가 알아보고 포트폴리오에 담아 줄 때, 때로는 별명까지 붙여 줄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는 설명이다.
김 그룹장은 "공을 들여 투자자 니즈를 분석하고 채워 넣을 부분을 확신해 솔루션을 제시했는데 정작 시장에서 외면받을 때가 가장 힘들다"고 털어놨다.
반대로 투자자가 상품을 알아보고 선택해 줄 때 가장 큰 힘을 얻는다. 최근 흥행 중인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ETF에 투자자들이 '솔반투'라는 별명을 붙여 준 것도 의미가 크다.
인터뷰 말미, 김 그룹장은 두 명의 자녀 이름에 모두 '이로울 리(利)' 자가 들어가는 점을 언급했다. 자녀가 이로운 사람이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SOL ETF 역시 투자자에게 '이로운'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SOL ETF가 투자자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로운'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세상의 트렌드와 패러다임 변화를 남들보다 빠르게 포착하고 상품에 잘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투자자가 SOL ETF를 선택했을 때 '나에게 이롭다'는 마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든든한 솔루션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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