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6월 2일 16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박수현 기자] 삼립(구 SPC삼립)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자발적으로 신설하고 차등배당을 도입하는 등 거버넌스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미분리, 최고경영자(CEO) 승계 정책 부재, 소액주주 보호장치 미흡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삼립이 형식적 제도 도입을 넘어 실질적인 개선에 나서야 지배구조(G) 부문에서 C등급을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삼립은 2024년 11월 ESG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격상시켰고, 지난해 11월에는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이 아님에도 도세호 사장(이사회 의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신설했다. 이후 삼립은 사외이사 후보를 사추위에서 독립적으로 발굴·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사외이사 선임에 오너일가의 입김이 반영됐던 것을 고려하면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자발적 변화를 꾀한 셈이다.
주주친화정책도 여느 기업보다 한발 앞서 강화했다. 2022년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2025 회계연도의 경우 결산배당금으로 일반주주는 1000원, 최대주주는 600원을 지급해 차등을 뒀을 뿐만 아니라 정관 개정을 통해 배당기준일 이전에 이사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할 수 있도록 해 주주들의 배당 예측 가능성도 높였다. 이러한 조치는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 접근성을 확대하고 일반주주에게 더 많은 이익을 환원했다는 점에서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를 완화하려는 시도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삼립의 이 같은 노력에도 핵심 지배구조 지표 상당수는 여전히 미준수 상태라는 점이다. 한국ESG기준원(KCGS)의 ESG 등급에 따르면 삼립은 지난해 지배구조(G) 부문에서 C등급을 받아 전년(B등급) 대비 1계단 하락했다. 핵심 지표 15개 중 6개를 지키지 않아서다. 구체적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지 않은 부분과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도 마련하지 않은 것을 지적 당했다. 아울러 소액주주 의견 수렴 및 반대주주 권리 보호를 위한 별도 정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과 집중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부분도 지배구조 등급이 하락한 요인이다.
실제 삼립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73.57%에 달하는 반면, 소액주주 비율은 20.36%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합병·영업양수도·분할 등 기업의 소유 구조나 주요 사업의 변동 내용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실질적 의결권 행사가 어려운 상태다. 여기에 집중투표제도 도입하지 않아 대주주의 영향력을 견제하기도 쉽잖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삼립이 사추위를 설치하긴 했지만 이사회 독립성을 문제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도세호 사장(대표이사)이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사회의 역할을 경영진을 감독하고 견제하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대표이사가 의장직까지 맡고 있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란 게 일각의 시각이다. 이외 이사회 구성원이 전부 남성으로 이뤄진 부분과 배당 관련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이에 삼립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사회와 경영진 간의 견제와 균형이 유지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필요 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검토할 수 있고, 주주 보호를 위해 관련 제도 역시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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