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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 우리은행장 "기업승계는 고용·기술·공급망 지키는 경제 과제"
정지은 기자
2026.06.01 13:28:58
우리은행 생산적 기업승계 기자간담회 개최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1일 오전 서울시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은행 생산적 기업승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정지은 기자)

[딜사이트경제TV 정지은 기자] 우리은행이 중소·중견기업의 승계 문제를 생산적금융의 새 영역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기업승계를 단순히 오너 일가의 가업승계나 상속 문제로 보지 않고, 고용·기술력·산업 공급망을 이어가는 금융지원 과제로 접근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은 1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생산적 기업승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승계 지원 전략과 기업승계지원센터 운영 현황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윤성후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 부장, 임재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 함병훈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홍승환 삼일회계법인 회계사 등이 참여해 발표에 나섰다.


정 행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기업승계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소기업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정 행장은 "기업승계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임직원의 고용 유지와 기술력 보존, 산업 내 공급망 안정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경제 과제"라며 "우리은행은 기업의 폐업이나 사업 축소를 방지하고 일자리와 기술, 산업 기반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적 기업승계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정 행장은 은행 내부에서도 기업승계 문제를 오래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기업 영업 현장에서부터 기업승계 수요를 접해왔고, 은행장 취임 이후 이를 본격적인 지원 과제로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까지는 자본비율 관리와 내부통제 정비 등 현안에 집중해야 했던 만큼, 올해부터 전담조직을 세워 본격적으로 대응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승계는 1~2년 안에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 기업을 기준으로도 10년 이상을 보고 관리해야 하고, 최고경영자뿐 아니라 근로자들과도 함께 논의하면서 어떤 방향이 좋은지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방식만이 아니라 다양한 승계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며 "생산적금융과 포용 금융을 함께 아우르는 과제"라고 했다.


윤성후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 부장이 1일 오전 서울시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은행 생산적 기업승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정지은 기자)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은행권 처음으로 기업승계 전담조직인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신설했다. 센터는 회계·세무·인수금융·기업컨설팅 전문가 등 18명 규모로 구성됐다.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승계 전략 수립, 기업가치 평가, 자금 조달, 세무·법률 검토, 사후 경영 안정화까지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윤 부장은 "센터 신설 이후 554개 기업과 기업승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말 기준 협약 기업이 약 740개까지 늘었다. 협약 기업의 상당수는 외부 자문을 받기 어려운 중소기업이었다. 윤 부장에 의하면 이들 기업의 96%가량은 비외감 기업이었고,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도소매업 비중이 높았다. 


우리은행이 기업승계를 생산적금융의 영역으로 보는 배경에는 중소기업 폐업이 고용과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 중소기업 대표가 고령화되거나 후계자를 찾지 못해 기업이 문을 닫을 경우, 단순히 한 기업의 매출이 사라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축적된 제조 기술과 거래처 관계, 숙련 인력, 지역 내 산업 네트워크가 함께 약화될 수 있다.


정 행장도 이날 중소기업 기술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술은 대기업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1차, 2차 협력업체로 갈수록 핵심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더 전문적인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승계 문제가 정립되지 않으면 대기업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기업 생태계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승계 문제를 봐야 한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 기술보증기금과 '기업승계 및 기술혁신 촉진을 위한 M&A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3억원을 특별출연해 438억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하기로 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과도 업무협약을 맺어 법률·세무·금융을 아우르는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제공=우리은행)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우리은행이 향후 5년간 매년 100개 기업의 승계를 성공시킬 경우, 누적 500개 기업 기준으로 고용 1만명 유지, 매출 기반 10조7000억원 보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생산유발효과 4699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934억원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법률·세무 리스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발표에 나선 함 변호사는 "친족 간 기업승계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기업 존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계자 양성, 경영권 안정화, 세부담 완화, 승계 재원 마련 등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회계사는 "중소기업의 제3자 M&A가 후계자 부재 기업의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국내 중소기업 M&A는 연평균 385건, 약 12조3000억원 규모로 집계됐고, 전체 기업 M&A 거래의 약 78.6%를 차지했다. 특히 거래금액 300억원 이하 중소형 거래가 시장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고용과 기술력이 우수한 거래 기업을 중심으로 연간 500개, 향후 5년간 2500개 이상의 기업에 기업승계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 평균 수명을 늘리고, 기술력과 고용 기반을 갖춘 장수기업을 육성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정 행장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 기술보증기금 등과 협업해 법률·세무·금융을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며 "기업의 지속가능성장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 파트너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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