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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정부·관가 출신으로 채운 사외이사…지방이전 대응 포석?
김병주 기자
2026.06.02 09:00:23
AI·소비자보호 등 전문가 부재…'주주가치 침해' 땐 제동 가능성도
이 기사는 2026년 6월 2일 07시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딜사이트경제TV

[딜사이트경제TV 김병주 기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책은행 본점의 지방 이전 이슈가 재점화된 가운데 최근 단행된 IBK기업은행의 사외이사진 교체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양성, 전문성을 추구해 온 여타 시중은행의 사외이사진 라인업과는 달리 기업은행이 교수 및 관료, 친(親)정부 성향의 인사들로 사외이사진을 채우면서 지방이전과 관련, 사외이사진을 통해 정부와 소통에 나서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기업은행은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등 총 6인 체제의 이사회 구성을 마무리했다. 장민영 기업은행장 취임 100일을 앞두고 단행된 다소 늦은 인사였다. 사내이사에는 장 행장과 유일광 전(前) 기업은행 부행장, 사외이사에는 △이정수(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석병훈(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이호형(전 IBK신용정보 대표) △손종칠(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사외이사진이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이사회의 다양성, 독립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관가 출신을 가급적 배제하고, 인공지능(AI)·소비자보호 등 최근 은행권 핵심 키워드 강화를 위한 맞춤형 전문가를 적극 선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학계와 관가 출신 인사들로 이사진을 채웠다. 이 전 대표의 경우, 계열사 출신 이기는 하지만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 은행연합회 등을 두루 거친, 관료 출신의 색채가 더 짙은 인물이다. 


손 교수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출신으로 거시 경제 전문가로 분류되지만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당시 후보 예비캠프의 금융분과에 참여한 바 있다. 이 교수와 석 교수 또한 금융위, 행정안전부 등 정부기관에서 일한 전력이 있다. 


은행이라는 업권의 특성 상 관 출신 인사를 중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이유가 분명하고, 특히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인 만큼 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다만 소비자보호, AI, 디지털 등 최근 은행업권 내 핵심 이슈에 긴밀히 맞닿아있는 전문가가 부재하다는 점은 충분히 문제가 될 만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사외이사진의 경우, 시중은행과 달리 은행장이 제청해 금융위원장이 임명하는 구조”라며 “구성에 대해서는 경제 및 경영 등 금융권 이슈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은행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을 추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진행된 IBK기업은행 정략적 이전 공약 폐기 촉구 긴급 기자회견 현장. (제공=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이같은 이사회 구성이 더욱 주목받는 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책은행 본점의 지방 이전 이슈가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대구 본점 이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데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모두 기업은행 본점의 대구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정부 또한 하반기 중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로드맵’을 공개할 방침이다. 대략적인 이전 기관 명단, 방식, 지역 등 큰 그림은 해당 로드맵을 통해 확인이 가능할 예상되며 이전 기관 명단에는 기업은행을 포함해 한국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이 포함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거의 모든 국책은행 내부에서는 지방 이전에 대해 반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중심으로 단순 여신 공금뿐 아니라 유망 기업 발굴, 체계적인 관리 등을 위해서는 이미 기존 인프라가 잘 갖춰진 수도권(서울)에 머무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다만 정부의 실질적인 이전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관료 출신, 그리고 현 정부와 코드가 맞는 주요 사외이사들이 당국과 의견 교환 등 소통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특히 기업은행의 경우 코스피 상장사로 기업은행법 외에 주식회사에 준하는 상법도 적용받게 된다. 만약 기업은행 본점의 지방 이전이 상법 상 ‘주주가치의 침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사회에서 이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의미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 은행법 등 업권 법 및 규정과 상법이 충돌하게 되면 업권 관련 특별법이 우선되거나 상법 적용이 제한될 수는 있다”며 “본점 지방이전 이슈의 경우, 상법 적용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낮지만 이사회 차원의 반론은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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