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5월 28일 08시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정지은 기자] 우리은행이 글로벌 사업의 다음 전략으로 기업금융을 내세우고 있다. 해외법인 실적 부진으로 글로벌 부문이 흔들린 만큼, 무작정 점포를 늘리기보다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금융 거래를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폴란드와 대규모 인프라 금융 수요가 집중된 중동 지역을 핵심 거점으로 설정했다.
우리은행은 2030년까지 글로벌 당기순이익 비중을 25%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지난 2023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핵심 성장지역으로 동남아 3대 법인을 내세우는 동시에, 차기 거점으로 폴란드와 중동을 꼽았다.
전략이 가장 먼저 구체화된 곳은 폴란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지점을 열었다. 한국계 은행이 폴란드에 낸 최초의 지점이었다. 기존에는 2017년 폴란드 남서부 공업도시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두고 현지 진출 국내 기업의 자금조달과 중계 서비스를 지원해왔다. 바르샤바 지점 개설로 현지 기업금융을 직접 확대할 수 있는 기반까지 마련한 셈이다.
폴란드는 동·서유럽을 잇는 생산기지이자 물류 거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K방산, 2차전지, 전기차 관련 국내 기업 진출이 늘면서 금융 수요도 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방산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 현지 법인도 진출해 있다.
사무소와 달리 지점은 실제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사무소가 정보 수집과 현지 네트워크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지점은 대출과 예금, 송금, 수출입금융 등을 직접 취급할 수 있다. 폴란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운전자금 대출, 외화 대출, 무역금융 등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이 폴란드를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동유럽 확장성이다. 폴란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주변국과의 교역·물류 연결성이 높다. 우리은행은 폴란드 지점을 통해 폴란드에 진출한 국내 기업뿐 아니라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으로 사업을 넓히는 기업까지 지원할 수 있다.
중동은 인프라 금융과 신디케이트론 중심의 기업금융 거점이다. 우리은행은 중동 지역에 바레인 지점과 두바이 지점을 두고 있다. 바레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인접해 있고, 두바이는 중동 금융허브 역할을 한다. 우리은행은 두 거점을 활용해 중동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와 플랜트 기업,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두바이 지점은 기업대출과 수출입금융, 신디케이션 업무를 맡고 있다. 우리은행 두바이 지점 안내에도 기업금융, 무역금융, 신디케이션 등이 주요 업무로 제시돼 있다. 이는 단순 교민 금융이나 현지 소매금융이 아니라,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와 무역 거래를 뒷받침하는 금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뜻이다.
바레인 지점도 중동에서 오래된 거점이다. 우리은행은 1980년대부터 바레인 지점을 통해 중동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지원해왔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형 개발 사업과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신디케이트론 등 기업금융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으로 거론된다.
다만 중동은 리스크 관리가 함께 따라야 하는 지역이다. 지정학적 긴장이 반복되고 유가와 금리 변동성도 크다. 프로젝트 규모가 큰 만큼 수익 기회도 있지만, 심사와 사후 관리에 따라 손실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은행이 중동에서 기업금융을 확대하더라도 거래 선별과 리스크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폴란드와 중동은 모두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맞물려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폴란드는 방산·이차전지·전기차 공급망을 따라가는 동유럽 기업금융 거점이고, 중동은 건설·인프라·에너지 프로젝트와 연결된 CIB 거점이다. 기존 동남아 법인이 현지 고객 기반을 넓히는 방식이었다면, 폴란드와 중동은 한국 기업의 해외 사업을 금융으로 뒷받침하는 구조다.
이 전략은 우리은행의 국내 기업금융 강화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기업금융 경쟁력 회복을 주요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에서 쌓은 기업금융 역량을 해외 거점과 연결하면 수출입금융, 운전자금 대출, 보증, 프로젝트금융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특히 방산과 이차전지, 인프라처럼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산업에서는 은행의 해외 네트워크가 거래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관건은 수익화 속도다. 해외법인 실적 부진을 겪은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새로운 거점의 명분보다 실적이 더 중요해졌다. 기업금융 확대가 글로벌 사업 반등의 축이 되려면 거래 규모뿐 아니라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까지 함께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경제TV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