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5월 27일 13시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경제TV 정지은 기자]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해외법인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다소 주춤한 가운데서도 베트남과 미국 법인은 순이익 증가세를 이어가며 반등의 실마리를 남기고 있다. 우리은행의 글로벌 전략도 부진 법인 정상화와 성과 거점 확대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재정비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세계 24개국에서 466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은행권에서도 해외망이 넓은 축에 속한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양적 확대만으로는 글로벌 실적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부 해외법인의 부진으로 글로벌 부문 전체 수익성이 흔들린 가운데, 베트남우리은행과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 방어축으로 떠올랐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지난해 716억46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6.8%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우리아메리카은행도 529억7500만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42.3% 증가했다. 해외법인 전반의 실적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두 법인은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베트남은 우리은행 글로벌 전략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장축으로 평가된다. 베트남우리은행은 2024년 4월 자본금을 12조5000억동으로 늘려 베트남 외국계 은행 중 최대 자본금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개인·기업 고객 대상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했고, 지난해에는 베트남 500대 기업인 VNR500 순위에 처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지 영업망도 꾸준히 넓어지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하노이, 하이퐁, 다낭, 호찌민, 껀터 등 주요 거점을 포함해 전국 28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 수는 900명을 넘어섰다. 대표 상품으로는 디지털뱅킹 앱 ‘Woori WON Vietnam’, ‘Woori VV 카드’, 무담보·담보대출, 한국 유학경비 보증예금 등이 있다. 우량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수익 구조 측면에서도 베트남 법인은 단순 외형 확대를 넘어 이자·수수료 기반을 함께 키우고 있다. 현지 회계연도 기준 베트남우리은행의 지난해 세전이익은 1조5100억동 이상으로 전년 대비 9% 성장했다. 이자이익은 2조4200억동 이상으로 17% 늘었고, 서비스 수수료 이익도 약 930억동으로 18%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등 리스크 비용이 전년보다 크게 늘었음에도 최종 이익 성장은 이어갔다.
미국 법인 역시 또 다른 반등축으로 꼽힌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교포금융과 현지 진출 한국 기업 대상 금융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 남부지역에 한국 기업 진출이 확대되면서 기업금융 수요가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를 겨냥해 텍사스주 오스틴 지점을 열고 남부 영업망을 강화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지난해 8월 텍사스주 오스틴에 한인은행 최초로 지점을 개설했다. 오스틴 지점은 텍사스주 댈러스, 조지아주 덜루스에 이어 우리은행이 확보한 미국 남부지역 세 번째 점포다. 현지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계좌 개설, 송금, 대출 등 기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회계·세무·법무 네트워크를 활용한 현지법인 설립 지원도 병행한다.
오스틴은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의 투자와 협력사 진출이 이어지는 지역이다. 텍사스는 반도체, 로보틱스,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 중심지로 꼽힌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오스틴 진출은 교포금융을 넘어 현지 기업금융과 지상사 금융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에도 베트남과 미국 법인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4대 은행 해외법인 실적 집계에서 우리은행 베트남 법인 순이익은 전년 동기 157억원에서 올해 1분기 159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아메리카 법인은 142억원에서 208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법인 전체 실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두 지역이 완충 역할을 한 셈이다.
베트남과 미국은 우리은행 글로벌 전략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 베트남은 현지 리테일과 디지털뱅킹, FDI 기업 지원을 결합한 현지화 거점이다.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을 함께 키우며 현지 고객 기반을 넓히고 있다. 반면 미국은 교포금융과 지상사 금융, 한국 기업의 현지 투자 지원이 중심이다. 두 법인은 성장 방식은 다르지만, 우리은행 해외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축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과 미국의 성장세는 우리은행에 더 중요해졌다. 국내은행들이 동남아를 핵심 성장시장으로 보고 있지만, 국가별 실적과 건전성 차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베트남은 자본 확충과 디지털 채널 확대, 현지 기업금융 지원을 바탕으로 비교적 균형 잡힌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법인도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와 맞물려 기업금융 수요를 흡수할 기반을 넓히고 있다.
우리은행 글로벌 전략의 과제는 이미 확보한 해외망 안에서 지역별 역할을 다시 나누는 일이다. 수익성이 확인된 지역은 성장 거점으로 키우고, 변동성이 큰 지역은 관리 중심으로 재편해야 하는 시점이다. 베트남과 미국은 그중에서도 실적 개선이 확인된 지역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글로벌 수익 비중 확대 목표를 다시 현실화하려면 두 법인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만들고, 이를 해외사업 전반의 변동성을 줄이는 구조로 연결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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